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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을 거두고 다시 기운을 차렸다. 지난 5일 KIA에 1대17 대패를 당하며 6연패에 빠질 때만 해도 큰 난관에 봉착한 느낌이었다. 이후 선두 두산을 사흘간 내리 잡는 믿기힘든 행보를 보였고, 넥센과 1승1패를 주고받은 뒤 삼성을 상대로 위닝시리즈(2승1패)를 달성했다. 롤러코스터같은 경기운영은 보는 이에겐 짜릿함을 주지만 팀을 운영하는 사령탑은 죽을 맛이다.
참고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정도지만 조 감독은 "병명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경기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미세골절이긴 해도 '골절'이라는 단어를 알고난 뒤는 쉬는 것이 맞다"고 강조한다. 어쩔 수 없이 김대륙을 15일 경기에 선발출전시켰지만 마음고생은 컸다. 김대륙은 전날까지 19타석 무안타였다. 조 감독은 "90년대 중반 나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10타석 넘게 무안타였다. 프로 첫 안타는 방망이 손잡이에 맞고 3루수를 살짝 넘기는 행운의 안타였다. 그날 3안타, 다음날 3안타, 또 다음날 2안타를 치니 타율이 3할대로 올라갔다. 김대륙도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김대륙은 4회초 2사 1,2루에서 결정적인 볼넷을 얻어 이후 아두치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유도했다. 김대륙은 경기후반 올시즌 23타석만에 첫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3루도 문제다. 황재균 역시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다행스럽게도 다음주 복귀하지만 롯데 내야는 신음중이다.
조 감독은 "선수의 부상은 팀 전체를 수렁으로 몰아넣는다. 시즌 초반 두산과 SK는 부상선수가 많지 않았다. 선두권을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즌전에 부상방지에 노력하고 시즌 중에도 체력관리를 해줄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조 감독은 "린드블럼과 레일리에게 '언제든지 힘들면 가감없이 얘기하라. 쉬게해 주겠다'고 했다. 시즌은 길다. 피곤하면 다치기 쉽다. 내가 할수 있는 배려는 다 할것이다. 이는 팀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조 감독은 "1주일에 한번 2군에서 유망주 투수 1명을 올려 선발로 던지게 하면 5명의 선발투수들이 전원 휴식을 취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눈 한번 질끈 감고 시행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시즌 초반. 롯데야구도, 조 감독의 야구도 여물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시즌을 길게 내다보는 안목만은 초보 사령탑답지 않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