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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우 감독이 린드블럼-레일리 5일휴식 강조하는 이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5-16 10:35 | 최종수정 2016-05-16 14:51


◇조원우 롯데 감독. 올시즌 관건은 부상관리라고 말한다. 부상방지를 위해 적절한 휴식제공에 골몰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롤러코스터 행보 속에서도 5할승률 언저리를 지키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4.26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을 거두고 다시 기운을 차렸다. 지난 5일 KIA에 1대17 대패를 당하며 6연패에 빠질 때만 해도 큰 난관에 봉착한 느낌이었다. 이후 선두 두산을 사흘간 내리 잡는 믿기힘든 행보를 보였고, 넥센과 1승1패를 주고받은 뒤 삼성을 상대로 위닝시리즈(2승1패)를 달성했다. 롤러코스터같은 경기운영은 보는 이에겐 짜릿함을 주지만 팀을 운영하는 사령탑은 죽을 맛이다.

KBO리그 최연소 감독이자, 유일한 초보 사령탑인 조원우 롯데 감독(45)은 "주위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라'는 말을 하는 이들이 제일 밉다"고 말한다. 코치 때는 몰랐던 것들이 하나둘 보인다. 조 감독은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로 월급받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지난 한달반 동안 딱 하나 배운 것이 있다면 부상자 관리"라고 말했다.

롯데는 시즌에 앞서 유격수 부문만은 걱정이 없었다. 조 감독은 "양손에 떡을 쥔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오승택에 문규현, 백업으로 김대륙을 보유하고 있었다. 타격에 비해 수비가 다소 부족했던 오승택에게 집중적으로 수비훈련을 시켰다. 뭔가 공격적인 팀으로 면모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하지만 오승택은 지난달 왼쪽 정강이 분쇄골절로 주저앉았다. 후반기 복귀여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절치부심했던 문규현의 방망이가 믿기힘들 정도로 폭발했다. 문규현은 지난 8일 두산전에서 4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하는 등 올시즌 타율 0.310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두번째 비상사태. 지난 14일 문규현은 갈비뼈 미세골절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참고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정도지만 조 감독은 "병명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경기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미세골절이긴 해도 '골절'이라는 단어를 알고난 뒤는 쉬는 것이 맞다"고 강조한다. 어쩔 수 없이 김대륙을 15일 경기에 선발출전시켰지만 마음고생은 컸다. 김대륙은 전날까지 19타석 무안타였다. 조 감독은 "90년대 중반 나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10타석 넘게 무안타였다. 프로 첫 안타는 방망이 손잡이에 맞고 3루수를 살짝 넘기는 행운의 안타였다. 그날 3안타, 다음날 3안타, 또 다음날 2안타를 치니 타율이 3할대로 올라갔다. 김대륙도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김대륙은 4회초 2사 1,2루에서 결정적인 볼넷을 얻어 이후 아두치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유도했다. 김대륙은 경기후반 올시즌 23타석만에 첫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3루도 문제다. 황재균 역시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다행스럽게도 다음주 복귀하지만 롯데 내야는 신음중이다.

조 감독은 "선수의 부상은 팀 전체를 수렁으로 몰아넣는다. 시즌 초반 두산과 SK는 부상선수가 많지 않았다. 선두권을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즌전에 부상방지에 노력하고 시즌 중에도 체력관리를 해줄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상 방지를 위한 첫번째 조치는 적절한 휴식, 나아가 강제 휴식이다. 조 감독은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무조건 5일 휴식을 기본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올시즌 레일리는 전경기 5일 이상 쉬고 등판했다. 린드블럼은 8차례 등판에서 딱 한차례 4일 휴식뒤 마운드에 올랐을 뿐 5일 이상의 휴식을 보장받았다. 5인 선발로테이션의 경우 4일 휴식 후 등판이 기본 스케줄이다.

조 감독은 "린드블럼과 레일리에게 '언제든지 힘들면 가감없이 얘기하라. 쉬게해 주겠다'고 했다. 시즌은 길다. 피곤하면 다치기 쉽다. 내가 할수 있는 배려는 다 할것이다. 이는 팀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조 감독은 "1주일에 한번 2군에서 유망주 투수 1명을 올려 선발로 던지게 하면 5명의 선발투수들이 전원 휴식을 취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눈 한번 질끈 감고 시행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시즌 초반. 롯데야구도, 조 감독의 야구도 여물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시즌을 길게 내다보는 안목만은 초보 사령탑답지 않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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