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화 마에스트리, 더 기다릴 필요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13 11:41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된 듯 하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국내 무대에서 연일 고전하고 있다. 한화 구단이 기대했던 모습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마에스트리는 12일까지 8경기(선발 7회)에 나와 2승2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9.00(28이닝 28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삼진 23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30개나 허용했다. 제구력과 구위 면에서 국내 타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마에스트리가 LG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4.15/
특히 마에스트리는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으로 성적이 추락하고 있다. 4월 한 달간은 그래도 2승을 챙기며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는데, 5월들어 나선 3경기(선발 2회)에서는 겨우 5이닝을 버티며 14자책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이 25.20에 달한다. 이 상태라면 계속 선발의 중책을 맡기기 어렵다.

문제는 상황 개선의 여지가 적다는 것. 한화 구단의 한 선수는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서 이미 한 두수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투수는 기본적으로 마운드에서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비록 구위나 컨디션이 안좋더라도 이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어떻게든 상대와 싸울 수 있다. 하지만 마에스트리는 이런 면에서 현재 상당히 위축된 상태다.

결국 한화 구단으로서는 마에스트리에 관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됐다. 사실 애초에 마에스트리는 한화의 외국인 투수 선발 B플랜이었다. 원래 한화의 계획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나왔다가 빅리그 진입에 최종탈락한 A급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LG 트윈스의 외인 선발 영입계획과 같았다.

하지만 이 기다림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시즌 개막이 임박하자 임시 대책으로 마에스트리를 영입했다. 당시 한화 구단 측은 명확한 원칙이 있었다. 마에스트리의 기본 연봉을 2000만엔(미화 약 17만5600달러, 한화 약 2억900만원)으로 낮게 책정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일단 저렴한 금액으로 데려온 뒤 성적에 따라 플러스 옵션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경우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일단 마에스트리에게 성취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잘 던질수록 자신의 몸값이 커진다는 건 매력적인 조건이다. 또 만일 마에스트리가 부진을 거듭할 경우 교체 카드를 꺼내는 데 부담이 줄어든다. 어차피 많은 금액을 투자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 쉽게 말해 마에스트리는 '로또'같은 대상이었다.

그러나 결국 마에스트리에 대한 기대감은 물거품이 될 듯 하다.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력, 그리고 사라진 자신감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줄었다. 이제는 한화도 새로운 대안을 찾아봐야 할 시기다. 가뜩이나 팀 성적이 최하위에서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팀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