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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는 성적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뭘 해야할까 고민해야 하는 곳이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8년 KIA에 입단한 나지완은 타이거즈 최초 신인 개막전 4번타자 타이틀을 따낸 유망주였다. 하지만 1군의 벽에 부딪히며 2군에 내려갔다. 당시 2군 타격코치가 황 코치였다. 황 코치는 "야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타자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변화구 대처를 해야한다. 나지완은 당시 웬만한 직구는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에 가로막혔었다. 그래서 2군 경기는 성적 신경쓰지 말고 변화구 타이밍만 잡는 데 애쓰라는 주문을 했다. 대졸 신인 나지완은 어떻게라도 해보겠다,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걸 잘 받아들였다. 그 때 나는 나지완이 1군 무대에서도 이름을 날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지완은 이듬해 23홈런 뿐 아니라, 한국시리즈 7차전 극적인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의 나지완과 2016년 현재 교차되는 선수가 있다. kt 거포 유망주 문상철. 지난해 1군 첫 시즌 타율 1할6푼3리 2홈런으로 쓴맛을 봤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 홈런 4개를 터뜨리며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1군에만 올라오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문상철이 나지완처럼 훗날 황 코치를 웃음짓게 할 날이 올 수 있을까. 그 가능성과 잠재력은 충분하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