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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주장 서건창(27)이 어느새 타율 3할을 찍었다. 9일 현재 타율 0.306, 2홈런 18타점을 기록중이다. 38안타(최다안타 9위) 6도루(6위). 4월 중순까지 2할대 중반에 머물렀던 타율이 수직상승했다. 테이블 세터로 나서며 공격활로를 뚫고 중심타선의 밥상을 차린다. 여차하면 본인이 직접 쓸어담는다.
연봉은 3억원에서 4000만원이 깎였고, 절치부심의 해에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 유한준까지 빠진 넥센 타선. 짊어져야할 짐은 무거워졌고, 갈길은 더 멀고. 앞다퉈 나온 시즌 전망은 공히 넥센을 꼴찌 후보로 꼽았다. 서건창은 "우리에겐 저력이 있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흘려 들은 이가 많았다. 서건창의 다짐은 한달이 채 못돼 큰 울림을 내고 있다.
넥센은 9일 현재 17승1무13패로 선두 두산에 2.5게임 차 뒤진 4위에 랭크 돼 있다. 신재영(4승2패) 박주현(2승) 이보근(2승1패) 등 새로운 얼굴들이 마운드에서 힘을 보탰지만 예상된 타선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초반 레이스였다.
서건창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선수다.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타격폼도 스스럼없이 바꾼다. 훈련도 게을리하는 법이 없다. 넥센의 화수분 야구는 기본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선배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2008년 연습생(육성선수)으로 LG에 입단,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서건창. 이만한 표본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