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었던 에스밀 로저스도 확실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에는 몇 배의 타격이 있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 오랜만에 1군 경기 등판이라 그런지, 팀이 연패에 빠져있어 그런지 로저스도 조금은 흥분한 모습. 구위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경기 초반 직구는 153km까지 나왔고, 주무기 슬라이더의 각도 여전히 예리했다.
하지만 2회부터 꼬였다. 선두 김상현과 힘싸움을 벌이다 직구를 통타 당해 홈런을 맞았다. 그 여파였는지 2사 후 박기혁에게 안타를 맞고 보크를 범했다. 세트 포지션에서 멈춤 동작 없이 공을 던졌다. 이후 김종민에게 결정적인 추격의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김연훈을 상대할 때 또 보크를 저질렀다. 이번에는 멈춤 동작은 확실했지만, 그 후 왼손 글러브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투수가, 그 것도 로저스가 한 이닝 2개의 보크를 기록했다는 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5회. 투구수 60개가 넘어가자 구속도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렸다. 박경수에게 또다시 직구를 통타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래도 6회 나왔다. 하지만 1사 후 박기혁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러자 정민태 투수코치가 나왔다. 한참을 얘기 후 로저스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권 혁이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모두를 압도하던 로저스의 모습은 아니었다. 첫 경기, 그리고 연패에 대한 부담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그나마 위안이 된다. 하지만 로저스가 다음 등판에서도 비슷한 성적을 기록한다면 한화는 큰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