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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플립은 없다. 언제나 로우파이브만 있을 뿐이다. 시즌 초반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는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위대한 이유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배트플립이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며 "더 이상 방망이를 던지지 않을 것이다. 머리로 공이 날아올 수 있다"고 심심치 않게 농담을 던진 그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고 있다. 사실 박병호의 배트 플립은 스윙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동작이다. 엄청난 속도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공을 맞힌 뒤에도 앞스윙, 팔로우스로가 워낙 크다 보니 피니시 동작에서 의도하지 않게 방망이가 놓아지는 원리다. 또한 전문가들은 자칫 그 속도로 방망이를 끝까지 쥐고 있다가는, 옆구리나 어깨 쪽에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더 이상 박병호가 방망이를 던지는 모습을 접할 수 없다. 지난달 9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쳤을 때도, 이날 맥휴의 직구를 밀어친 뒤에도 말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메이저리그 문화를 존중하고 있다는 의지의 차원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동작을 억누르면서까지 연습을 한 그의 노력. 부상 방지를 위해 코어 근육을 키우고 유연성 운동을 한 그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
넥센 관계자는 "박병호와 SNS를 통해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 박병호가 '나는 루키다. 인터뷰 시간 등도 모두 팀 규정에 맞게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아직은 모든 걸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팀이 이겨도 홈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점은 여기서(넥센)나 거기서(미네소타)나 똑같더라"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