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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됐지만, 야수들의 도움이 컸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3㎞였다. 대신 변화구 위주로 철저히 맞혀 잡으며 제 몫을 다했다. 슬라이더(35개) 포크볼(11개) 커브(5개) 체인지업(2개)을 던졌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건 1회부터다. 2사 후 민병헌, 오재일에게 연속해서 우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양의지를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큰 산을 넘었다.
하지만 나머지 이닝은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6회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김재호를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볼카운트 2S에서 바깥쪽으로 뺀다고 던진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 들었고, 타자는 움직임이 없었다. 이후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임기준이 정수빈을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87년생인 한기주는 이날이 생일이다. 특별한 날,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2006년 8월3일 광주 두산전(7이닝 2실점) 이후 3557일 만에 5⅔이닝을 소화하며 기쁨을 더했다. 그는 중심 타선이 들어서면 전력 투구를, 나머지 타자들에게는 힘 빼는 투구를 펼치며 클리닝 타임 이후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한기주는 경기 후 "생일에 특별한 승리를 거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선발 등판하게 돼 부담이 컸지만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매 이닝 중간 계투로 등판한 것처럼 던지자고 마음 먹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공수에서 야수들의 도움이 컸다. 투수진 상황이 좋지 않은데 좀 더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해서 중간 투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