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낸 두산 베어스가 리그에서 가장 먼저 15승 고지에 올라섰다. 26일 잠실구장에서 리그 2위 SK 와이번스를 4대3으로 꺾고 시즌 20경기만에 15승을 챙겼다. 지난해 두산은 2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5승을 따냈는데, 이보다 빠른 페이스다. 전력은 더욱 안정화됐다. 심지어 부진한 외국인 타자를 2군으로 보냈음에도 전력에 큰 차질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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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냉정히 말해 KIA를 상대로 거둔 시즌 4승째는 실력보다는 행운이 많이 깃든 승리였다. 어떤 면에서는 KIA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따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 한화는 KIA보다 오히려 안타수는 1개 적었다. 그러나 경기 중반 이후 KIA가 계속된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그래서 이 승리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건 너무나 성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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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부진도 있다. 승리에 가렸지만, 이날 로사리오는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됐다. 대타로도 나오지 않았다. 활용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뜻이다. 여기에 김태균이나 최진행, 김경언 이외의 타자들은 전부 부진하다. 그러다보니 응집력이 떨어지고, 이는 득점력 저하로 이어진다. 타자들의 컨디션 조절과 타순의 세밀한 운용이 요구된다.
수비는 여전히 나아진 게 없다. 이날 실책으로 기록된 건 없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 유격수 하주석의 움직임은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 하주석은 7회초 1사 1루때 김원섭의 타구를 잡고 직접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1루에 송구했다. 그러나 2루 베이스를 정확히 밟지 못해 선행 주자 필을 살려줬다. 또 8회에도 2사 후 이범호의 타구를 힘겹게 잘 잡아놓고서 2루에 무리한 자세에서 던지는 바람에 모든 주자를 살리고 말았다. 이런 디테일한 수비력의 부족은 한화 전체의 고민이다.
불펜진에도 불안감은 있다. 정우람은 강력했다. 하지만 윤규진과 권 혁의 밸런스에는 물음표가 달려있다. 그러다보니 정우람이 2이닝 동안 38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정우람이 아니었으면 뒤집힐 수도 있었다. 당장 세이브는 거뒀지만, 2이닝 38구는 분명 주말에 부담이 된다. 이런 점도 여전히 한화의 불안 요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