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KIA 타이거즈는 메이저리그 출신 헤터 노에시와 계약하고, '프리미어' 12 미국대표로 한국전에서 호투한 지크 스프루일을 영입했다. 또 지난 시즌 마무리로 뛰었던 윤석민이 보직을 바꿔 선발진에 합류했다. 에이스 양현종이 건재한 가운데, KBO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 투수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최고지만, 전제조건이 뒤따랐다. 외국인 투수가 순조롭게 적응하고, 지난해 피로누적이 심했던 양현종 윤석민이 무리없이 정상 가동할 수 있어야 했다. 선발로 돌아온 윤석민은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지난 2월 말 조기 귀국했다. 몸에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시범경기 때 난타를 당하면서 걱정을 샀다.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능력도 좋았다.
14경기 중 5이닝 이상을 던진 게 12게임,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게 10경기다. 선발투수가 기본적으로 6이닝 이상 지켜준 것이다. 물론, 내용도 견실했다. 9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나왔고,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5번 있었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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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달라진 KIA 선발진의 힘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개막전부터 14경기에서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이 4.62였다. 당시 양현종을 비롯해 필립 험버, 조쉬 스틴슨, 문경찬, 임기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있었는데, 퀄리티 스타트는 5번뿐이었다. 5번 중 3번을 양현종이 기록했다.
선발 마운드 안정이 팀 성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윤석민은 1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이닝 2실점 완투패를 당했다. 양현종은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양현종은 선발로 나선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아직까지 첫승(1패)을 신고하지 못했다. 투타 밸런스가 어긋난 결과다.
공격력이 다소 아쉽지만, 팀 전력의 중심은 선발투수. 막강 선발진을 갖춘 KIA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