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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를 끊기 위한 조범현 감독의 빠른 결단이 승리를 가져왔다.
엄상백은 5회만 버텼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날만큼은 냉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앞서는 경기 5회에 선발 투수들이 흔들리며 다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 시작은 13일 고척돔 넥센 히어로즈전이었다. 잘던지던 주 권이 5회 흔들렸는데, 그의 승리 요건을 지켜주려다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17일 수원 SK 와이번스전도 마찬가지. 선발 요한 피노가 5회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쓰러졌는데, 그가 승리 요건을 위해 계속 던지겠다고 하자 그대로 놔뒀다. 그리고 또 역전을 당했다. 불과 하루 전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다. 두산을 상대로 잘 던지던 주 권이 다시 5회에 흔들렸다. 4-1로 앞서던 5회 1사 1, 2루 위기서 민병헌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5회는 동점으로 넘어갔지만, 이 홈런 한방으로 경기 흐름이 두산쪽으로 넘어갔다.
운명의 장난같이, 젊은 투수 엄상백도 5회 똑같은 위기를 맞이했다. 계속 비슷한 패턴의 경기가 반복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 입장에서 5회가 되면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 조 감독은 이를 냉정한 투수 교체로 이겨냈다. 엄상백이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일단 4연패를 끊어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