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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선수들에게 미안하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4-20 18:26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미안하지."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최근 성적 부진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것이 요지다.

김 감독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모처럼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연패가 지속되고 있지만 김 감독의 표정은 여느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선수들의 삭발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화 선수들은 전날(19일) 롯데전을 앞두고 단체로 삭발을 한 채로 사직구장에 나타났다. 성적 부진에 대한 선수들의 마움이 담긴 단체 행동이었다. 지난 18일 부산으로 이동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숙소에서 머리를 깎았다고 한다.

그런데 김 감독도 머리를 깎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부산에 와서 숙소에서 선수들을 봤는데 머리를 깎았더라. 왜 깎았냐고 물었더니 더워서 그랬다고 하더라"며 "나도 그런 마음(삭발)이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혼자 몰래 깎았다. 어제 여기(숙소)서 깎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취재진의 요청에 모자를 벗고 이발을 한 머리를 보여줬다.

김 감독은 "원래 서울에서 깎으려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여기 와서 깎게 된 것이다"면서 "내가 프로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이 단체로 머리를 깎은 적은 없었다. 예전(70년대) 한일은행 시절 대패를 하고 나서 깎은 적은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선수들은 하려고 하는데 성적이 안나고 내가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닌가 싶다.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선수들 가족에게 미안하고 팬들에게 미안하다. (한화)담당 기자들한테도 미안하다"며 연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화는 전날 3-1로 앞선 8회말 유격수 강경학의 실책으로 한 점을 내준 뒤 9회 정우람이 동점을 허용해 연장에 돌입, 10회말 송창식이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3대4로 역전패를 당했다. 5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김 감독은 "(강경학은)부담이 컸던 것 같다"며 "초반에는 마운드가 약해서 힘들었고 최근에는 마운드가 잘 하는데 타격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부진한 팀이면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렇다고 선수들이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 야구를 하다보면 이렇게 부진할 때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규칙한 선발 로테이션, 일정치 않은 투수들의 보직, 불안한 마운드 운영에 관한 고민의 일면을 보여준 셈이다. 전날 5⅓이닝 동안 2안타로 1실점한 선발 심수창에 대해서 김 감독은 "심수창은 어제 잘 던졌다. 다음에 또 선발로 나설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아무나 다 (로테이션에)들어간다"고 밝혔다.

한편,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 로저스의 복귀에 대해 "본인 스스로 스케줄을 가지고 (훈련을)하고 있다. 5월 10일 안팎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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