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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순위다. 9위 삼성. 144경기에서 이제 1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은 멀고 지금은 한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9위 삼성과 1위 두산(10승1무3패)은 불과 4.5게임 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9위는 뭔가 어색하다.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최근 5년간 4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 왕조다. 나바로 박석민 임창용 등 전력공백이 심각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삼년 먹을 거리는 있다'며 전문가들은 삼성을 가을야구 후보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방망이는 팀타율 3할을 달성한 지난해만은 못하지만 그럭저럭 버티는 편이다. 팀타율은 0.281로 3위다. 팀타율 1위는 롯데(0.294). 득점권 타율은 삼성이 1위(0.334)다. 하지만 투수부문으로 눈을 돌리면 숨이 턱턱 막힌다. 팀 평균자책점은 5.40으로 전체 9위. 충격적이다. 팀평균자책점 1위는 두산으로 3.30, 2위는 NC(3.69). 꼴찌는 한화(6.68)다. 마운드 성적표는 팀성적과 정비례한다.
원투펀치의 존재는 팀전체에 예측가능한 경기설정을 가능케 한다. 감독은 이를 토대로 선발로테이션을 짜고, 불펜진 운용 등 1주일, 한달 단위의 팀운용구상을 한다. 최근 류중일 감독은 경기전 말수가 많이 줄었다. "재미있을 일이 뭐 있나"고 말한다. 차우찬의 복귀시점, 장원삼의 구위회복 시기가 관건이다. 류 감독은 벨레스터에 대해서는 "앞으로 나아질 여지가 있을까 싶다. 제구력이 심각한 수준이다. 힘을 빼고 제구에 신경을 쓰면 안타를 맞는다. 12이닝 남짓을 던졌는데 볼넷이 12개다. 문제는 안타를 20개나 맞았다"며 혀를 찼다.
지난 5년간 삼성야구가 매번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위기의 순간도 많았다. 그때마다 극적 반전을 만들며 역시 '최강 삼성'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팀이 바뀐다면 시작은 선발쪽이 맞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