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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훈이 실력이 없어서 백업이 아니다."
김 감독이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한 대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야 전천후 멀티 요원 지석훈이다. 지석훈은 15일 롯데전부터 박민우를 대신해 2루수로 출전했다. LG전도 마찬가지. 8번-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석훈도 사실 이번 시즌 아픔이 없다면 거짓말인 선수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만년 백업 요원으로 야구를 하다 지난해 모창민의 부진을 틈타 NC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한 시즌만에 주전 확보 꿈이 날아갔다. NC가 오프시즌 96억원을 투입해 FA 3루수 박석민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워낙 수비력이 좋고, 방망이에 잘 맞히는 능력도 있어 1군에 머무를 수 있었지만 다시 백업이었다. 그래도 낙심하지 않고 언제 올 지 모르는 기회를 대비해 칼을 갈았다. 17일 롯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다. 19일 LG전에서는 팀이 3-1로 앞서던 6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전은 마무리 손승락, LG전은 선발 헨리 소사 두 강속구 투수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다.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김 감독의 믿음에 확실히 보답했다. 2루 수비는 당연히 기본이었다.
김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켜 대주자로 요긴하게 활용하던 대졸 신인 이재율을 15일 2군으로 보냈다. 1군 경기 맛을 충분히 봤으니, 2군에서 타석도 많이 소화하며 더 완전체로 거듭나라는 의미. 동시에 김준완이라는 신예 외야수를 1군에 등록시키며 또 다른 동기부여를 하는 측면도 있었다. 이렇게 언제든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 발굴에 힘쓰고 있는 NC다. 주전 선수가 갑자기 빠져도, 잘 준비된 백업 멤버의 활약으로 공백의 티가 나지 않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