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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을 받은 것일까. SK 김광현의 호투에 KIA 양현종도 확실히 화답했다.
김광현은 13일 7이닝 4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이날 KIA는 김광현을 대비하기 위해 우타자 8명을 배치하는 극단적 스타팅 라인업을 짰지만, 결국 실패했다. 150㎞ 가까운 패스트볼과 자유자재의 변화구에 KIA 타선은 꼼짝할 수 없었다.
다음날인 14일. KIA 선발은 양현종이었다.
이날 SK 선발 켈리 역시 무실점으로 버텼다. 상대적인 압박감이 매우 심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양현종은 6회까지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믿음직한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7회 KIA 타선은 화답했다. 이범호의 볼넷과 김주형의 안타, 그리고 김다원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 KIA 김기태 감독이 내세운 대타 김원섭은 천금같은 좌전 적시타를 쳐냈다. 양팀 통틀어 첫 득점.
이어 오준혁과 김주찬의 적시타로 KIA는 대거 4득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양현종에게도 부작용이 있었다. 오랜 시간 벤치에 대기했던 탓일까. 긴장감 넘친 팽팽한 0의 행진이 깨진 탓일까.
양현종은 7회 선두타자 고메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김성현과 김강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허락했다. 그리고 무사 2, 3루 상황에서 조동화와 이대수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2, 3루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은 막지 못했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양현종은 6⅔이닝 7피안타를 허용했지만,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7회가 조금 아쉽긴 했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후속 투수 김윤동이 최 정과 정의윤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틴 에이스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좌완 투톱 김광현과 양현종. SK와 KIA의 주중 인천 3연전은 두 선수의 연속 등판으로 인한 투수전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