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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5선발은 안녕하십니까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4-14 06:32


SK 와이번스 윤희상(왼쪽부터)-두산 베어스 노경은-NC 다이노스 이민호-롯데 자이언츠 김원중-KIA 타이거즈 임준혁. 스포츠조선 DB.

시즌 초반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됐지만 5선발이 등판하는 날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다수 사령탑이 5선발의 미덥지 않은 투구로 고민 중이다.

두산 베어스 노경은은 첫 승을 눈앞에 뒀다가 아웃카운트 3개를 잡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그는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10피안타 2실점했다. 팀이 5-2로 앞선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에 몰렸고 사이드암 오현택에게 바통을 넘겼다.

노경은은 구위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이후 마무리캠프에까지 합류하며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한용덕 수석코치도 "공에 힘도 있고 컨디션도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구가 아쉽다. 2S를 잘 잡고도 풀카운트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이날 역시 포수 양의지가 "구위는 나쁘지 않다. 타자와 붙으라"고 몇 번이나 말할 정도였다.

SK 와이번스 우완 윤희상은 리그 전체 선발 중 평균자책점이 꼴찌다. 2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10피안타 9실점하며 15.19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문제는 피홈런, 벌써 6방 얻어 맞았다. 김용희 SK 감독은 시범 경기 중반까지 5선발을 확정하지 못하다, 윤희상을 낙점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 등판한 그의 경험을 믿었다. 그러나 공이 가벼운 느낌이다. 28명의 타자에게 삼진은 2개, 전성기 시절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NC 다이노스 이민호는 들쭉날쭉하다. 첫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였다가 두 번째 등판에서 난타를 당했다. 우선 6일 잠실 두산전.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했다. 두산 민병헌이 "그렇게 던지면 칠 수가 없다"고 극찬한 피칭이었다. 하지만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2이닝 8피안타 9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야수 실책이 나왔다고 해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5선발로 낙점된 고원준이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하며 김원중이 임시 5선발 노릇을 한다. 고원준은 6일 부산 SK전에서 1이닝만 마치고 교체된 뒤 곧장 2군에 내려갔다. 한데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 출신의 김원중은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고작 1경기이지만 12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2피안타 6볼넷 3실점하고 강판됐다.

이 밖에 KIA 타이거즈 임준혁, 삼성 정인욱도 5이닝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LG 트윈스 5선발 봉중근은 재활군에 머물려 아예 등판 이력이 없다. 또 13일까지 10경기에서 2승8패로 추락한 한화 이글스의 경우 5선발이라고 부를 선수가 없다. 김성근 감독이 세팅에 실패했고, 주축 선수 상당수가 부상을 당했다. 그러면서 '오늘' 불펜에서 몸을 풀며 대기한 선수가 '내일' 갑작스럽게 선발로 나가는 희한한 장면도 나온다. 14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예고된 왼손 김용주가 그렇다.

반면 5선발이 '대박'난 팀도 있다. 투타 전력이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은 넥센 히어로즈다. 넥센은 캠프에서 조상우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4,5선발에 구멍이 생겼다. 시즌 초부터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4선발 박주현, 5선발 신재영이 놀라운 피칭으로 염경엽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신재영이 물건이다. 그는 2경기에서 13⅔이닝을 소화하며 볼넷 없이 4실점 했다. 2.63의 평균자책점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리는 데도 성공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넥센과 kt의 2016 KBO 리그 주중 3연전 경기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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