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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의 값진 첫 홀드...그리고 2월20일 미국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4-11 11:20


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두산과 kt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kt 고영표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08.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t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kt 조범현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KIA 6연전 5할 승률을 목표로 잡았었다. 삼성 3연전 1승2패. 그리고 KIA전 1승1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일요일 마지막 경기를 이겨야 목표가 달성됐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 3회까지 7-1로 스코어를 벌려놨는데 선발 요한 피노가 흔들리며 4회 1실점, 5회 3실점했다. 자칫했다가는 KIA에 분위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회 피노를 구원등판한 좌완 심재민이 오준혁에게 안타, 김원섭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여기서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가 등장했다. 고영표는 3번 김주찬을 삼진, 4번 브렛 필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환호했다. 야구는 흐름의 싸움. 고영표의 이 투구에 kt는 힘을 얻었고 6회말 쐐기점 2점을 얻었다. 고영표는 8회 1실점하기는 했지만 중요했던 6,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홀드를 기록,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첫 홀드가 아주 중요할 때 나왔다.

큰 위기 상황. 더군다나 상대 중심 타선 등장 차례. 여기서 조 감독이 고영표를 내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믿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대졸 신인으로 첫 1군 무대에서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확 달라진 모습으로 조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조 감독은 "제구가 매우 좋아져 올시즌 중간에서 필승조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큰 기대를 드러냈었다.

고영표가 조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갖게 한 경기가 있었다. 지난 2월20일(한국시각) 2차 스프링캠프였던 미국 샌버나디노에서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를 치른 kt였다. 당시 kt는 3-2로 앞사던 7회초 좌완 윤근영이 흔들리며 무사 1, 3루 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 때 고영표가 투입됐다. 고영표는 지석훈을 투수 땅볼, 김성욱을 유격수 땅볼, 강구성을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땅볼이 필요한 상황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영리하게 활용한 결과가 좋았다. 조 감독은 당시 경기를 지켜보며 "오늘 경험이 아마 고영표에게 훗날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큰 관심이 모이지 않는 연습경기지만, 엔트리 진입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에게는 정규시즌 개막전과 똑같이 떨리기 마련. 특히, 우승후보로 일컬어지던 NC를 상대로 고영표가 살얼음 승부 리드를 지켜낸 경험이 정규시즌 비슷한 상황에서 큰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조 감독은 전망했었다. 그리고 생갭다 빨리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졌고, 당시 모의고사를 잘 치렀던 고영표는 실제 시험도 완벽하게 풀어냈다. 이 1경기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믿음이 배가됐음은 물론이다.

kt 입장에서는 고영표의 활약이 반갑다. 주축 불펜 조무근과 최대성이 컨디션 난조로 2군에 있어 확실한 필승조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또, 정통파 김재윤과 함께 사이드암 고영표가 있으면 상대에 따른 맞춤형 기용도 용이해진다. 과연 자신감을 얻은 고영표가 kt의 주축 불펜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8회 오준혁과 김원섭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한 장면과 김주찬, 필, 이범호 등 우타자들을 상대로 호투한 것을 돌이키면 좌타자 상대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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