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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개막 6연패, 타선에 리더가 없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4-11 11:18


캔자스시티 로열스 테란스 고어가 11일(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연장 10회말 트레버 메이의 폭투를 틈타 결승 득점을 올리고 있다. 미네소타는 이날까지 개막후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AFPBBNews = News1

박병호를 영입해 국내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가 시즌 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네소타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끝에 3대4로 역전패를 당했다. 3-1로 앞서 있던 9회말 마무리 글렌 퍼킨스가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에는 트레버 메이가 끝내기 폭투를 범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개막전부터 내리 6게임을 내줬다. 이날 현재 메이저리그 30개팀 가운데 승리가 없는 팀은 미네소타와 내셔널리그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5패) 둘 뿐이다. 미네소타는 ESPN이 시즌 개막 직전에 매긴 파워 랭킹에서 30개팀 가운데 21위였다. ESPN은 미네소타의 올시즌 성적을 77승85패로 예상하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로 분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에 비해 뚜렷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했고, 투타에 걸쳐 팀을 이끌만한 리더가 부족하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야 하는 팀이라는 것이다.

ESPN의 전망대로 미네소타는 시즌 초부터 형편없는 경기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현재 팀평균자책점은 4.11로 아메리칸리그 15개팀중 6위에 올라있지만, 팀타율은 2할2푼3리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6경기에서 12득점, 게임당 평균 2점 밖에 올리지 못했는데, 타선의 집중력과 장타력 등 공격의 모든 부문에서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팀 간판인 조 마우어가 타율 4할에 2타점, 유격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가 타율 3할4푼8리에 2타점을 올렸을 뿐 다른 타자들은 타율 2할 이하로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톱타자 브라이언 도지어는 타율 1할8푼2리로 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차세대 간판타자 미구엘 사노는 타율 1할5푼8리에 그치고 있다.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트레버 플루프는 20타수 3안타(타율 0.15)로 중심 타순에서 찬물을 끼얹고 있다.

KBO리그 홈런왕 출신 박병호의 가세도 아직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면 타선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5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에 1홈런, 1타점, 2득점. 이날 캔자스시티전에서는 5차례 타석에 나가 삼진 4개를 당했다. 삼진이 11개로 사노, 바이런 벅스턴과 함께 팀내에서 가장 많다. 차원이 다른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스피드와 공끝의 움직임에 방망이를 헛돌리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적응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는 '옹호론'이 아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네소타가 지난 겨울 박병호를 영입하면서 포스팅비 1285만달러, 4년간 1200만달러를 들인 것은 장타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박병호가 캔자스시티전에서 첫 홈런을 터뜨릴 당시 폴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의 홈런이 결승타가 됐으면 좀 더 좋았을 것이다. 강한 바람에도 박병호가 홈런을 쳤다는 것에 기쁘다"며 존재감을 인정했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가 시범경기서 만루홈런을 날렸을 때도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금 미네소타는 어느 타자라도 좋으니 타선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박병호라면 파급력이 폭발적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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