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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가 경기 초반 2개의 실책을 연달아 저질렀다. 누상에서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도루에 실패, 흐름을 뚝 끊어버렸다. 당신이 감독이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는 9일까지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공수에서 펄펄 날며 존재감을 뽐냈다. 6경기에서 타율은 0.364(22타수 8안타). 홈런 1개에 타점이 2개였다. 장타율은 0.545, 출루율 0.417. 수비에서도 나무랄 데 없었다. 단 한 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으며 새로운 유격수 성공 시대를 예고했다. 아주 넓은 수비 범위는 아니지만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단단히 꼬였다. 첫 실책 이후 잔상 때문인지 아쉬운 플레이를 쏟아냈다. 우선 2회. KIA 선발 윤석민은 무사 1루에서 박경수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공에 스핀이 걸렸지만 그리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다. 허나 김주형은 2루에 악송구 했다. 병살 플레이까지 노려볼 찬스에서 나온 허무한 실책이었다. 결과는 급격힌 흔들린 윤석민의 5실점.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5회 협살 플레이를 하던 중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해 주자를 살려줬다. 공식 기록은 포수 실책이지만 김주형도 책임이 없지 않았다. 또한 6회 이대형의 땅볼 타구를 1루에 높게 송구, 간신히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당초 세이프 판정이 났다가, 비디오 판독 이후 결과가 뒤집어졌다.
그럼에도 김기태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벤치에는 박찬호, 윤완주 등 두 명의 유격수 자원이 있지만 끝까지 그에게 임무를 맡겼다. 앞으로 130경기 넘게 남은 긴 페넌트레이스. '스스로 이겨내라'고 보낸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애초 어느 정도의 실책은 감안하고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 만큼, 인내 또 인내했다.
수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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