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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고메즈 타순 2번에서 7번으로 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4-05 17:50


SK 외인타자 헥터 고메즈가 2번에서 7번으로 타순을 바꿨다. 지난 1일 인천서 열린 kt전에서 3회말 홈런을 터뜨린 고메즈.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강한 2번타자'를 강조한다. 2번타자는 작전수행과 출루 못지않게 클러치 능력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김강민을 2번 타자로 기용하기도 했다.

올시즌에는 새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를 일찌감치 2번타자로 낙점하고 시범경기를 치렀다. 지난 1~3일 인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개막 3연전에서도 고메즈는 2번 타순을 맡았다. 하지만 5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고메즈는 7번 타순으로 내려앉았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발 라인업을 소개하면서 "오늘 고메즈는 7번을 친다. 아직 적응할 시간이 있어야 하고 자기 스트라이크존도 찾아야 한다. 아무래도 2번보다는 7번에서 편한 마음으로 치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타격 훈련때 고메즈를 직접 불러 타순을 7번으로 바꾼 배경을 설명해줬다. 김 감독이 어깨를 두드려주자 고메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은 뒤 배팅 케이지 안으로 들어섰다. 김 감독이 강한 2번타자로 지목한 고메즈는 개막 3연전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3게임 연속 2번 유격수로 출전한 고메즈는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개막전에서는 kt 선발 마리몬으로부터 좌월 3점홈런을 터뜨리며 파워를 자랑했지만, 이후에는 찬스에서 좀처럼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를 기록했고, 3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를 치는데 그쳤다.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김 감독이 고메즈의 타순을 바꾼 것은 하루라도 빨리 감을 찾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 감독은 "고메즈를 데려올 때 원래는 2루수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유격수로 바꾸고 김성현을 2루수로 돌리면서 조합이 잘 맞더라"며 수비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타격에 대해서는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감독이 언제 고메즈를 다시 2번에 복귀시킬지는 알 수 없지만, 타격감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전까지는 하위타순에 남길 공산이 크다. 김 감독은 고메즈에게 "부담 갖지 말고 마음 편하게 치라. 괜찮아지면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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