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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서울, 고척돔은 야구했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04-03 14:58


넥센과 롯데의 2016 KBO 리그 개막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지고 있다. 오늘 열릴 예정이던 KBO 리그 세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가운데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비에 대한 아무런 염려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4.03/

3일 서울 지역엔 비가 내렸다. 그런데 장대비가 쏟아지지는 않았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으니 우천 취소를 결정할 수도 있고, 그라운드 사정에 따라서는 경기를 진행할 수도 있을 듯했다. 한마디로 애매한 비였다.

그러나 고척 스카이돔엔 비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스카이돔을 찾는 야구팬들은 우산을 쓰고 왔다가 야구장 입구에선 우산을 접었다. 고척돔 내부는 맑은 날의 야구장과 다르지 않았다. 밖에 비가 내리고 있지만 비가 내리는지도 모르고 넥센과 롯데 선수들은 비 한방울 맞지 않고 보통 때와 다름없이 훈련을 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은 경기를 할 수도 있고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야구장으로 가면서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면서 "아무래도 비가 오면 선수들은 야구하기 싫어진다. 그러다가 야구를 하면 경기에 집중도 잘 안된다. 이렇게 처음부터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가짐부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라고 고척돔에서의 야구를 반겼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상관없지만 팀이 안좋은 시기가 있을 때 우천 취소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넥센은 홈게임에서는 그런 휴식이 없는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SK 김용희 감독도 시범경기서 "날씨에 상관없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고척돔이 생긴 것은 분명히 좋다"라고 말했었다.

관중들도 이날은 돔구장의 장점을 확실히 알게됐다고. 넥센은 응원하러 왔다는 신다애씨(31)는 "목동에서 했다면 이 날씨에 야구장을 갈까 고민을 했을텐데 고척돔에서 해서 걱정없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롯데를 응원하기 위해 고척돔을 찾은 강성호씨(43)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낮이라고 해도 바람이 불고 추운데 돔구장이라 바람도 불지 않고 따뜻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LG-한화전은 결국 우천으로 취소됐다. 해외의 돔구장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고척돔이지만 분명 날씨에 상관없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듯하다.
고척돔=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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