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니까 취소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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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관중 입장이 시작된 낮 12시30분쯤부터 눈에 띄게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그칠 기미가 보였다. 어두웠던 하늘도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미 입장해 있던 관중들은 우산을 썼지만, 야구 경기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흥겨워하고 있었다. 전광판에는 이날 출전 선수 라인업까지 발표됐다.
현장에 있던 양팀 관계자들과 취재진 역시 시작 시간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경기는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관중들이 이미 상당수 입장해있고, 예매분도 많은 상황이라 쉽게 취소 결정이 나오지 않을 듯 했다. 앞서 2연속 연장 혈투를 벌인 LG-한화의 개막 3연전은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다. 여기에 일요일 낮경기라는 점 때문에 이미 1만9000장의 티켓이 예매됐고, 현장에서 표를 사기 위해 온 관중도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성급한 취소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일요일 낮 2시에 편성된 개막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점, 그리고 1만9000장의 티켓이 이미 예매됐고, 관중석에 수많은 팬이 이미 입장해 경기 시작을 기다린 점 등을 감안하면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었다.
설령 경기 시작을 20~30분 정도 늦추더라도 문제될 건 없다. 이 정도 늦추는 건 야구팬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신중하게 기상 상황을 지켜본 뒤에 내린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야구팬은 없다. 하지만 경기 시작을 불과 30분 앞두고 비가 그칠 무렵에 내린 결정은 지나치게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겨우내 프로야구에 목말라하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