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는 펑고 안받으면 (실력이) 안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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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1942년생이다. 만 74세이자, 우리식으로 따지면 75세다. 하지만 여전히 스프링캠프에서 꽂꽂한 자세로 수백개의 펑고 타구를 날릴 정도로 힘이 넘친다. 이 비결에 대한 질문. 김 감독은 일단 사회자에게 "나 밖에 없나?"라고 되물었다. 70대의 감독이 자신 뿐인가라는 질문. 사회자가 "그렇다"고 하자 진지한 답변이 나왔다. 김 감독은 이내 팬들을 바라보며 "어떤 일을 할 때 나이는 관계없다고 봐요. 나이는 정신에 의해 지배되는 법이라 하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으면 아무 부담없이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김 감독의 말에 현장은 폭소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김 감독은 옆에 앉아있는 한화 주장 정근우를 지목하며 "옆에 정근우가 있는데, 이 선수는 펑고를 안치면 (실력이) 안 늘어요. 그래서 칠 수 밖에 없어요"라고 농담을 했다. 졸지에 희생양이 된 정근우는 고개를 숙였고, 팬들은 웃음보가 터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