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74세 김성근 감독 펑고 비결 "정근우 때문"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28 16:04


"정근우는 펑고 안받으면 (실력이) 안늘어요."

칠순이 넘은 고령이 무색할 정도로 거침없이 펑고 배트를 휘두를 수 있는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의 비결은 무엇일까. 알고보니 '정근우 때문'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재치넘치는 답변이 다시 한번 2016 KBO리그 미디어데이 현장을 찾은 팬들의 배꼽을 빼놨다.


2016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는 10개 구단 감독들과 두산 오재원-유희관, 삼성 박한이-차우찬, NC 이종욱-이재학, 넥센 서건창-김세현, SK 김강민-김광현, 한화 정근우-안영명, KIA 이범호-윤석민, 롯데 황재균-손승락, LG 류제국-박용택, kt 박경수-조무근 등 각 구단을 대표하는 20명의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무대에 올라 올 시즌 각오와 함께 재치 있는 입담 대결을 펼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28/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삼성전자홀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미디어데이에는 10개구단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참가해 시즌 출사표를 밝히고, 취재진과 팬들의 질문을 받았다. 특히 팬들에게서 신선한 질문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한 여성 팬이 김성근 감독에게 물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에서 늘 힘차게 펑고 훈련을 시킬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성근 감독은 1942년생이다. 만 74세이자, 우리식으로 따지면 75세다. 하지만 여전히 스프링캠프에서 꽂꽂한 자세로 수백개의 펑고 타구를 날릴 정도로 힘이 넘친다. 이 비결에 대한 질문. 김 감독은 일단 사회자에게 "나 밖에 없나?"라고 되물었다. 70대의 감독이 자신 뿐인가라는 질문. 사회자가 "그렇다"고 하자 진지한 답변이 나왔다. 김 감독은 이내 팬들을 바라보며 "어떤 일을 할 때 나이는 관계없다고 봐요. 나이는 정신에 의해 지배되는 법이라 하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으면 아무 부담없이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김 감독의 말에 현장은 폭소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김 감독은 옆에 앉아있는 한화 주장 정근우를 지목하며 "옆에 정근우가 있는데, 이 선수는 펑고를 안치면 (실력이) 안 늘어요. 그래서 칠 수 밖에 없어요"라고 농담을 했다. 졸지에 희생양이 된 정근우는 고개를 숙였고, 팬들은 웃음보가 터졌다.

이제 정근우의 말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사회자가 발언 기회를 주자 정근우는 '수제자'답게 "올해로 (펑고를) 8년 받았습니다다. 내년에도 열심히 받겠습니다"라며 김 감독의 펑고와 함께 하겠다고 말해 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