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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인선수들, 기여 예상도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28 10:44


시범경기를 4위(9승7패)로 마친 한화 이글스는 정규시즌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더 좋아질까, 아니면 더 나빠질까. 사실 시범경기의 성적이나 순위만 가지고 정규시즌의 성적을 미리 속단할 순 없다. 연관성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 그래서 순위가 아닌 시범경기에 나타난 실제 전력을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변수가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들의 기대 효과다. 이건 비단 한화 뿐만 아니라 전 구단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화는 그 비중이 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국내 선수들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애초에 그런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한화 외국인 선수들은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까.


한화 로저스는 언제쯤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역대 최고액인 190만달러 몸값의 거물 외국인투수의 몸상태에 따라 시즌 초반 KBO리그 판도도 요동칠 수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사탕수수를 씹고 있는 로저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로저스 : 시기가 문제

가장 큰 기대를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장 큰 물음표를 떠안고 있는 인물. 바로 에스밀 로저스다. 지난해 8월에 합류해 리그를 평정했던 강력한 우완 정통파 선발 요원. 올해도 무려 190만달러의 거액에 한화와 재계약했다. 당장 에이스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고, 스프링캠프도 무난히 소화해냈다. 여느 외국인선수와는 달리 지난 1월15일 고치 1차캠프 때부터 선수단과 동행하며 팀워크를 발휘했다.

하지만 의외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로저스가 현재는 불안요소가 됐다. 스프링캠프 후반에 생긴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투구연습을 중단한 로저스는 시범경기를 통채로 건너뛴 채 재활 및 체력훈련만 소화했다. 결국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현실화됐다. 한화 측은 "현재 팔꿈치 통증은 사라졌지만, 등판 여부는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개막전 엔트리에서는 제외되고, 당분간 몸 상태를 지켜본 후 출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시범경기에 나오지 못할 때부터 개막 엔트리 제외는 예상됐던 바다. 중요한 건 지금은 통증이 없고, 곧 투구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 시기적으로는 다소 늦을 수 있어도 정상 컨디션과 구위를 회복한다면 그때부터라도 팀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로저스가 돌아오기 전까지 다른 선발 및 불펜진을 최대한 가동해 '버티기'에 임할 듯 하다. 관건은 '언제' 돌아오느냐다.


한화와 LG의 2016 KBO 리그 시범경기가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한화 로사리오가 좌월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16/
로사리오 : 수비는 잊어라

윌린 로사리오는 한화의 고민이었던 '장타력'과 '홈런생산력'을 위해 데려온 타자다. 실제로 시범경기 기간에 위력을 입증했다. 로사리오는 총 12경기에 나와 타율 3할9푼5리에 4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홈런은 공동 4위, 장타율(0.767) 및 출루율(0.490)은 1위다. 공격적인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타자다.


하지만 '수비수'로서의 로사리오에게는 물음표가 붙었다. 로사리오는 원래 3루수 요원으로 데려온 인물이다. 하지만 원래 메이저리거 시절에는 주로 포수로 뛰었다. 3루나 1루는 경험이 적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본인은 자신감을 보였지만, 캠프에서 테스트 한 결과 코너 내야 수비력이 썩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때도 나왔던 모습이다. 포구 및 송구, 베이스커버 등에서 전문 수비요원들에 비해 떨어진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지명타자 출격이 그나마 최적 활용법이 되어가고 있다. 애초 기대했던 모습보다 수비 측면에서 활용도가 대폭 감소한 결과다. 그 결과 현재 3루가 다시 무한경쟁의 전장으로 바뀌었고, 지명타자 가능 타자들의 출격 순번도 정리가 필요하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사리오는 여전히 기대가 되는 카드다. 시범경기 때의 공격력을 정규시즌에도 이어가기만 한다면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한화와 SK의 2016 KBO 리그 시범경기가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수비를 마친 한화 마에스트리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17/
마에스트리 : '대박'일까 '꽝'일까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한화가 어렵게 영입한 두 번째 외인 투수다. 한화 '플랜 B'라고 할 수 있다. 원래 한화는 메이저리그 로스트에 최종 탈락하는 선수를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점점 뒤로 미뤄지면서 부담이 커졌다. 특히 선발진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시즌 초반 위기에 빠질 수 있었다. 그래서 일단은 이 위기를 넘길 방안으로 마에스트리와 계약한 것이다.

오릭스와의 계약이 끝난 뒤 소속팀을 찾지 못했던 마에스트리는 새 기회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2000만엔(미화 약 17만5600달러, 한화 약 2억900만원)의 저렴한 계약을 맺었다. 대신 성적에 따른 플러스 옵션이 기본 보장액의 1.5배에 달하는 3000만엔(미화 약 26만3000달러, 한화 약 3억1300만원)이나 된다. 이 계약이 의미하는 건 명확하다.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하라'는 것이다.

결국 마에스트리는 현재로서는 한화의 '긁지 않은 복권'이나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싼 값에 사왔는데, 이게 '대박'일지, '꽝'일지는 아직 모른다. 마에스트리는 시범경기 첫 번째 등판에서 2이닝 6실점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모두 선발로 나와 총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김성근 감독은 "처음보다 좋아졌다"고 평가했었다.

어쨌든 마에스트리는 현시점에서 한화의 앞순위 선발로 나서야 한다. 책임감이 막중하다. 이 부담감을 마에스트리가 호투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면 한화는 좋은 투자 결과를 얻을 것이다. 모든건 마에스트리의 손에 달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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