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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마운드 활력소, 좌우 언더핸드 김대우-임현준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3-24 09:01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2016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시범경기에 앞서 넥센에서 이적해 온 김대우가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23.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2016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삼성 임현준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22.

삼성 라이온즈가 왼손 거포 채태인(넥센 히어로즈)을 주면서 데려온 김대우. 병역을 해결했고 선발, 불펜 모두 가능하다. 작년까지 삼성을 상대로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5를 찍으며 9개 구단 중 가장 강했다. 88년생의 그를 삼성이 콕 찍은 이유는 또 있다. KBO리그에 몇 안되는 희귀한 정통 언더핸드 투수이기 때문이다. 김대우는 영점이 흔들리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지만 밑에서 위로 솟구치는 공은, 150㎞의 강송구만큼 치기 힘들다. 타자 입장에선 아주 낯설게 느껴진다.

그동안 삼성에는 빠른 공을 던지는 옆구리 투수는 많았다. 수술하기 전 권오준, 미래의 마무리 감으로 평가받는 심창민이 직구 하나만으로 타자를 윽박질렀다. 그런데 올 시즌, 이들과 함께 팔각도가 더 낮은 언더핸드 투수 2명이 마운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대우,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왼손 언더' 임현준이 그들이다. 둘은 공교롭게 상무 시절 룸메이트였다.

임현준은 김대우와 마찬가지로 88년생이다. 대구고, 경성대를 졸업한 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9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공이 빠르지 않았다. 왼손 투수라는 이점을 살릴만한 확실한 무기가 없었다. 결국 변화를 결심했다. 양일환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오버핸드 폼을 버렸다. 지금까지 결과는 대성공. 지난 시즌 막판부터 새 폼을 들고 나와 시범경기 '히트 상품'이 됐다.

23일 현재 그의 시범경기 성적은 5경기 실점 없이 평균자책점 0이다. 5이닝 동안 안타를 1개도 맞지 않았고 볼넷 2개에 삼진이 5개다. 22일 대구 LG전에서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채웠는데, 경기 후 양상문 LG 감독이 임현준에 대한 정보를 직접 찾아 볼 정도였다. 양 감독은 "던지는 걸 보고 처음부터 언더핸드 투수인줄 알았다. 그 정도로 밸런스나 리듬이 좋더라"며 "당분간 타자들이 고전할 것이다. 몇 번 본다고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류중일 감독은 신중한 입장이다. "정규시즌이 되면 타자들이 이내 적응하지 않겠냐"며 "기용한다면 왼손 원포인트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믿었던 백정현 조현근은 맞아 나가고 있는데 임현준은 잘 던 진다. 희귀성을 바탕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며 "그러나 엔트리 등록 여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자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 가끔은 오버핸드로 던질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심수창처럼 말이다.

어쨌든 삼성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카드가 두 개나 생겼다. 오른손, 왼손 언더핸드 투수를 둘이나 보유한 건 분명 힘이 된다. 김대우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서 "명문 구단에 오게 돼 기쁘다. 팀에 빨리 적응해 내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 또 "친한 선수들이 많아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대구에서 좋은 기억이 많은 만큼 경기를 하며 자신감을 키워가겠다"고 했다. 정규시즌에 대한 각오는 임현준도 김대우 못지 않다. 프로에 와 처음 주목받는 요즘. 1군에서 살아남겠다고 의욕을 다지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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