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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머릿속에 갑자기 들어온 신예 삼총사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3-23 16:57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두산 김태형 감독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20.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캠프 막판 올 시즌 구상을 대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주축 선수들이 아직은 젊어 엔트리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는 2차 캠프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지난해 보여준 선수를 우선적으로 써야 하지 않겠는가. 투수나 타자 쪽에서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각이 좀 바뀌었다. 플랜B, 플랜C로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선수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강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3일 두산 SK전에 앞서 "야수 중 2명, 투수 중 1명이 보인다"며 "사실 작년 마무리캠프 때까진 구상에 없던 선수들이다. 나도 경기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선수는 내야수 류지혁과 서예일, 투수 강동연이다. 우선 2014년 말 상무에서 제대해 지난 시즌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뛴 류지혁은 1,2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들어서도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간간이 출전하는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8경기에서 20타수 5안타 타율 0.250에 2루타 한 방, 3루타 한 방을 터뜨렸다. 수비도 나무랄 데 없었다. 김 감독은 "상당히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서예일은 이번에 조수행과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은 대졸 루키다.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조수행이 1라운드로, 서예일은 6라운드로 지명됐다. 그런데 사실 조수행과 달리 서예일을 향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조수행은 워낙 발이 빨라 당장 대주자로 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반면, 서예일은 수비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냉정한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1,2차 캠프에 합류했다. "야무지게 플레이 한다. 경기 막판 대수비는 물론 대타로 쓸 수 있다"는 반전을 이끌어 냈다.

2012년 입단한 강동연은 냉정히 말해 특별한 매력이 없는 투수였다. 1m95, 94㎏의 좋은 신체 조건에도 직구가 묵직하다거나 아주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게 아니었다. 마운드에서의 표정이나 투구폼도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80도 달라졌다. 직구가 140㎞ 중반까지 꾸준히 찍히고 포크볼이 예리하게 떨어진다. 제구도 나쁘지 않다. 또 공을 던질 때 내는 기합 소리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당장 개막 엔트리에 든다, 못 든다를 논하기보다 올 시즌 강동연을 1군에서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해에 비해 정말 좋아졌다"고 밝혔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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