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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하주석, 한화 유격수의 새 모델되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23 10:56


한화 이글스 유격수 포지션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질까.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2016 일본 전지훈련을 위해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하주석과 이창열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지훈련은 15일부터 오는 3월 3일까지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된다. 1차 전지훈련 장소인 고치에서는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 스태프 15명과 주장 정근우 등 선수 32명이 훈련을 진행한다. 2월 13일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2차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국내외팀들과 10차례 연습경기도 함께 실시될 예정이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1.15/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원이 수혈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하주석(22)이 이전과는 다른 유형의 유격수로 한화 내야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시나리오다.

하주석은 2012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고교 재학시절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일 만큼 잠재력이 컸다. 한화에서도 즉시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생갭다 프로의 벽이 높았다. 수비와 송구 뿐만 아니라 주특기로 평가받던 타격에서도 약점이 노출됐다. 결국 하주석은 입단 첫 해 70경기에서 타율 1할7푼3리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후 2군에서 기본기를 쌓다가 2013년말에 상무에 입단했다.

이 시기를 통해 하주석은 비로서 성장하게 된다. 특히 2015년에는 88경기에 나와 타율 3할6푼6리, 7홈런 41도루를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전체 타율 5위에 도루 1위, 3루타(11개) 1위를 기록했다. 그래서 그의 복귀는 한화 내야 경쟁력 강화의 호재로 평가됐다.

하주석의 장점은 좋은 신체조건(키 1m84)이다. 프로필상 체중은 84㎏이지만, 제대 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웠다. 여기서 나오는 파워넘치는 스윙이 장점이다. 특히나 발도 빠르다. 지난해 비록 2군 경기에서였지만, 88경기에서 41도루를 기록했다는 건 엄청난 지표다.

그래서 이전 한화 유격수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강경학은 영리한 유격수 요원이지만, 타격면에서 너무 부진하고, 파워도 없다. 시범경기임에도 타율이 1할8푼5리밖에 되지 않는다. 잘맞은 타구도 멀리 뻗지 못해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베테랑 멀티수비수인 권용관은 유격수로 많이 나오는데, 타격면에서는 강경학보다는 낫다. 그러나 때때로 엄청난 실책을 저지른다. 수비 안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확실한 주전 유격수 감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하주석의 컴백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하주석은 지난해 말 제대후 팀에 복귀해 1군 경기까지 치렀다. 그러나 이후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특히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허리 통증으로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1차 캠프지인 고치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를 괴롭히던 허리 통증이 크게 완화됐다.

이 비결은 타격폼 재조정에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하주석은 스윙을 할때 허리와 히프를 비스듬히 치켜올리며 돌리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날수록 아프게 될 수 밖에 없다. 그걸 고치니까 허리도 안아프고, 타구에도 어마어마하게 힘이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하주석은 곧바로 지난 22일 마산 NC전에 등장했다. 실전에 나타난 하주석의 모습은 다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타석에서는 4타수1안타를 기록했지만, 스윙은 이전에 비해 안정돼 있었다. 무엇보다 1, 2회 두 차례의 호수비를 통해 넓은 수비범위와 민첩성을 재확인시켜줬다.


그간의 한화 유격수는 오로지 '수비'만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나마 엉뚱한 실책을 안하는 게 다행이라고 넘길 정도였다. 하지만 하주석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유격수가 '공격'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강경학과 마지막 경쟁을 해야 하고, 허리 상태를 계속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과연 하주석은 1군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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