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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너무나 잘 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스로 끊임없이 실험하고 수정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당초 50~60개 사이를 투구수로 설정했다. 3이닝 정도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5이닝동안 총 투구수는 56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자신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최대한 아꼈다. 대신 최고 150㎞까지 나온 패스트볼과 함께 체인지업을 주요 변화구로 구사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투구수에 기복이 있었다. 여기에 제 3의 구종을 안정적으로 장착해야 한다는 과제를 항상 인식하고 있다.
포크볼을 연마하기도 했고, 서클 체인지업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 시즌부터 안정적으로 장착하기 시작한 체인지업을 더욱 더 완벽하게 가다듬고 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김광현은 "어깨부상에서 돌아온 지 3시즌 째다. 올해도 170이닝을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2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SK의 에이스로 명성을 재확인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한 차례 실전 등판했다.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뒤 휴식기간이 길지 않았다. 프리미어 12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어깨의 피로도 때문에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볼의 위력은 줄지 않았다. 물론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타자들의 감각이 아직까지 완전치 않다. 김광현의 속구에 제대로 된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는 가정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김광현의 위력은 너무나 강렬했다.
정면 승부를 통해 투구수를 줄였다는 것. 슬라이더 대신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5이닝 퍼펙트 투구를 보였다는 점은 확실히 청신호다.
아직 시즌은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광현의 출발은 확실히 심상치 않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