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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이런 류 감독의 말을 외인들이 듣기라도 한 걸까. 한화와의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발디리스와 웹스터가 나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먼저 선발로 등판한 웹스터. 4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77개의 공을 던지면서 7탈삼진. 직구 최고 시속은 153㎞였으며, 평균 이상의 제구력을 선보였다.
기본적으로 정직하게 들어가는 공이 없었다.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미묘한 변화를 줬다. 오른손 타자에게 특히 바깥쪽 일변도의 피칭을 하면서도 정타를 맞지 않았다. 슬라이더가 꺾이는 순간, 한화 타자들이 흠칫 놀랄 정도였다. 삼성 관계자는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이다. 포심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발디리스는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이다. 전날까지 장타가 없었지만 마침내 대포를 폭발했다.그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한화 선발 김용주의 체인지업을 통타해 110m짜리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가운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겼다. 이후 2회는 볼넷, 4회는 삼진이었다. 그리고 6회. 1사 1,2루에서 두 번째 투수 정재원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연습 배팅에서와 달리 플레이볼이 선언되자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결국 팀도 두 명의 외인을 앞세워 한화를 8대1로 제압했다. 5승1패. 외국인 투수 얘기만 나오면 "잘 모르겠다", "할 말이 없다"던 류 감독이지만 이날은 모처럼 웃으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대전=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