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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서 진화해 가는 LG의 뛰는 야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3-13 15:46


LG 트윈스는 올시즌 뛰는 야구로 컬러를 낼 계획이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LG 트윈스가 확실히 젊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세대교체를 놓고 진통을 겪어온 LG는 지난 겨울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만큼 전지훈련서 포지션별로 경쟁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선수층이 탄탄해진 느낌이다. LG는 시범경기서 12일 현재 4승 무패로 한화 이글스와 함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범경기 승패는 큰 의미가 없지만, 젊어진 LG 야구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양상문 감독은 전지훈련 때부터 기동력의 야구를 구사하겠다고 했다. 빠른 발을 가진 젊은 타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시범경기서 확실하게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까지 10개팀중 가장 많은 1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시도 역시 17개로 1위다. 양 감독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주문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지훈련서도 선수들에게 베이스러닝에 대한 분명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롯데전에서는 6개의 도루를 시도해 3개를 성공시켰다.

양 감독은 13일 울산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어제는 좀 많이 뛸 것을 주문했다. 사인을 낸 것도 있다"며 "모든 선수들에게 그린라이트를 준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맞게 판단을 해서 적극적으로 뛰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의 서상우 양석환 이천웅 이형종 정주현 황목치승 등이 시범경기서 LG의 베이스러닝을 주도하는 선수들이다.

이날 경기서도 LG는 초반부터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구사하며 롯데 수비를 흔들었다. 1회초 1사후 볼넷으로 출루한 김용의는 3번 박용택 타석 때 포수 김준태가 원바운드된 공을 블로킹으로 막는 사이 2루로 진루하는데 성공했다. 기록상 도루가 주어졌지만, 처음부터 도루를 목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것은 아니었다. 공이 홈플레이트 근처로 흐르는 틈을 공략한 것이다.

3회에는 황목치승의 공격적인 주루가 돋보였다.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황목치승은 1번 임 훈이 우익수플라이로 아웃되는 사이 2루까지 태그업했다. 롯데 우익수 이우민이 점프 캐치로 잡아낸 뒤 펜스를 박차고 떨어지는 사이 재빨리 2루로 전력질주, 세이프됐다. 결국 황목치승은 후속 이병규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김용의와 황목치승의 주루는 도루와 '한 베이스 더 가기'로 표현되는 기동력을 분명하게 드러낸 장면이었다.

LG가 기동력을 강조하는 이유중 하나는 마땅한 거포가 없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뛰는 야구를 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함이다.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많다면 모르지만 발로 상대를 흐트러뜨리는게 우리 팀에게 필요하다"면서 "전체적으로 활동적, 역동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훨씬 더 빠른 야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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