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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과제 가운데 하나는 톱타자 찾기다.
정 훈은 시범경기 첫 날인 8일 SK 와이번스전에서 3타수 1안타을 친 뒤 9일 SK전과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11일 삼성전서 대타로 나가 우중간 안타를 쳤고, 이날 LG를 상대로는 첫 홈런과 함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상승세의 타격감.
특히 이날 조 감독은 옆구리 부상에서 벗어난 손아섭을 마침내 선발 라인업에 기용했다. 그동안 구상했던 정 훈-손아섭의 테이블 세터를 처음으로 가동한 것. 지난 겨울 옆구리 통증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손아섭은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부터 팀에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출전하고 있다. 이날 첫 선발 출전서 4타석 3타수 1안타를 쳤다. 정 훈-손아섭을 타선의 선봉에 세우려는 조 감독이 이 조합을 좀더 테스트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준 셈.
조 감독은 정 훈이 폭발적인 기동력은 아니지만 주루 센스 및 맞히는 능력, 선구안이 좋아 톱타자를 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타율은 2할9푼7리, 출루율 3할8푼4리를 올렸다. 시범경기서도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조금씩 신뢰를 받고 있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신고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방출과 군입대 등 우여곡절 끝에 롯데서 주전으로 성장한 정 훈은 올해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자리가 다름아닌 톱타자가 될 가능성이 지금은 높아 보인다. 손아섭이 자신있게 2번타자로 들어서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