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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 수확 신인 김재영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09 16:45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겨우내 매달린 '사이드암 육성'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것일까. 신인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이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챙겼다. 김재영 본인은 물론, 한화에도 상당히 큰 희망을 안겨준 경기였다.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김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09/
김재영은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안타 5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5이닝 동안 투구수는 96개로 다소 많았는데, 5회의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 탓이었다. 4회까지는 61개로 매우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5회에만 볼넷 3개를 허용하는 등 무려 35개의 공을 던졌다. 그래도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한 점이 돋보였다.

이날 김재영은 포심패스트볼(62개, 시속 135~144㎞)과 포크볼(34개, 시속 115~130㎞)의 두 가지 구종만으로 넥센 타선을 상대했다. 이유는 다른 변화구의 제구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 김재영은 "슬라이더와 커브는 제구가 아직 확실하게 되지 않아 일부러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회까지 패스트볼의 볼끝은 묵직했고, 포크볼의 낙차도 빼어났다.

1회 선두타자 서건창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김재영은 후속 박정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화 선발포수 허도환이 박정음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힘을 실어줬다. 2사후 윤석민에게 내준 우전안타는 2루수와 우익수 사이 공간에 운좋게 떨어진 빗맞은 안타였다. 김재영은 흔들리지 않고 대니 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1회를 마쳤다.

이후 4회까지는 안정적이었다. 2회 선두타자 강지광에게 안타를 내준 뒤 임병욱 장영석 장시윤을 각각 좌익수 뜬공, 우익수 뜬공,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에도 선두타자 지재옥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서건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박정음의 타구가 1루수 김태균의 글러브에 직선으로 빨려들어 행운의 더블 플레이가 됐다. 4회에는 2사후 볼넷 1개만 허용하고 역시 무실점.

여기까지 투구수가 61개였다. 원래 김재영은 투구수에 따라 3~4이닝 정도 던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투구수 관리가 잘 된데다 호투가 이어지자 김성근 감독은 5회에도 등판을 지시했다. 김 감독은 "특별한 이유보다는 잘 던지길래 5회에도 내보내봤다"고 말했다.

그런데 투구수가 60개를 넘긴 5회에 김재영의 제구력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장영석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장시윤을 삼진처리했으나 지재옥에게 두 번째 볼넷. 그리고 계속해서 송성문에게도 또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빠졌다. 그러자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한화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이런 위기도 막아내봐야 한다. 이걸 넘기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김재영을 격려했다. 또 한화 벤치는 포수를 허도환에서 조인성으로 바꿨다. 볼배합의 변화와 동시에 좀 더 베테랑 포수로 하여금 신인의 짐을 나눠지게 하려는 의도.


모두 적중했다. 김재영은 고바야시 코치의 격려에 기운을 차렸고, 조인성은 노련한 볼배합으로 호투를 이끌어냈다. 김재영은 박정음과 박 윤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고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는 "위기 상황을 넘기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코치님의 말씀에 힘이 났다. 이후에 조인성 선배님의 미트만 보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위기를 넘겼다는 면에서 의미가 큰 이닝이었다. 투수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던 이닝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재영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특별 인스트럭터로 자신을 전담 지도한 가와지리 데쓰로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가와지리 코치님이 밸런스와 중심이동에 관한 지도를 집중적으로 해주셨는데 그게 잘 맞았다. 또 캠프에서 많이 던지며 근력이 늘었고, 밸런스도 잡혔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또 오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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