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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좋은 자극제이자 동기부여가 됐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9일 손아섭은 약속대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포스팅에)실패한 부분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오해를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인터뷰를 사양했다"며 "시끄러워지는게 싫었고, 우리 팀도 나 때문에 좋지 않은 분위기가 될 수도 있어서 신경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아섭은 "처음 (포스팅 실패)소식을 접했을 때는 허무했다. 하지만 상처가 되진 않았다. 오히려 큰 동기부여가 됐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내년 말 FA가 돼도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것보다는 KBO리그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나타냈다. 이제는 해외진출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였다.
현재 옆구리 부상은 말끔하게 나은 상태다. 그는 "다른 곳에 있다가 어제 처음 경기에 출전했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 나가는 게 행복하다는 것을 참 많이 느꼈다"며 "지금 몸무게가 좀 나가는 편인데, 시범경기를 하면서 좀 빼야 한다. 몸이 좀 무거운 것 같고, 스윙스피드도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아섭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웨이트에 집중하며 근력을 키워 체중이 3~4㎏ 정도 늘어난 상태다. 손아섭은 이에 대해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 근력을 키운 것은 아니다. 이번에 (손)승락이 형한테 많은 조언을 들었는데, 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몸집을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테이블 세터 구성이다. 손아섭의 타순과 관련이 있다. 조원우 감독은 "아섭이가 2번을 치는게 이상적인데, 마땅한 톱타자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요즘은 1번이든, 2번, 3번이든 역할이 달라진다고 생각지 않는다. 주자가 없을 때는 출루하고, 점수를 내야 할 때는 안타를 치고, 도루를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 타순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대로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아섭은 "올해는 독한 야구를 하고 싶다. 타석에서는 투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까다롭게 하고 싶고, 주자로 나가서는 상대 투수와 야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플레이를 하겠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울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