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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나지완, 시범경기는 '시범'경기가 아니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08 05:34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캇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했다. 김주형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스캇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23

공격력 강화가 지상과제인 KIA 타이거즈에서 '키 플레이어'로 꼽는다면? 1985년 생 동갑내기 내야수 김주형(31)과 외야수 나지완(31)이다. 김기태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다른 팀에 비해 공격력이 약했는데,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결국 공격력 강화가 필수다"며 "김주형과 나지완 등 중고참 선수들이 제 몫만 해 준다면 팀에 여러가지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여러 유망주들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무게가 있는 선수들의 듬직한 활약이 기본이다.

지난 시즌 김주형과 나지완은 주축 전력으로 보기 어려웠다. 백업 내야수 김주형은 1군 경기 45게임 출전에 그쳤다.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내야 포지션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주로 대타로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까지 핵심 타자로 활약했던 나지완은 악몽같은 한해를 보냈다. 수차례 2군을 오르내리면서 116경기에 나서 타율 2할5푼3리-7홈런-31타점을 기록했다. 거듭된 부진으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정신적인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외부에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부 역량을 키울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에 나서는 김주형과 나지완, 둘이 처한 상황은 비슷한 듯 하면서 조금 다르다.

프로 13년차를 맞은 김주형은 타이거즈가 공격력 강화를 위해 미는 '회심의 카드'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에 유격수, 중심타자로 꾸준히 출전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비에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선수 자신도 능동적으로 변화를 줬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예전에는 배트를 휘두른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은 테이크백을 줄여 간격하게 스윙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정확성을 키우기 위한 스윙을 주문했는데, 깜짝놀랄 정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코칭스태프가 오버페이스를 걱정할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캇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했다. 나지완이 티배팅 훈련에 앞서 자신만의 타격폼을 연마하고 있다. 스캇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28/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김주형은 '백업'이 아닌 '중심 멤버'다.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같하다. 과도하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프로 13년차에 맞은 기회에 응답해야 한다. 그의 절실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지난 겨울 나지완은 절치부심했다. 체중을 줄이고 훈련에 매진하며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올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 때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습경기는 워밍업 정도로 치자. 오랫동안 팀에 기여해온 선수이니만큼, 부활에 대한 기대가 크고, 당연히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런데 신뢰에도 유통기간이 있다. 달라졌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주고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유망주들이 줄 서 기다리고 있는 타이거즈다.


이제 시범경기 시작이다. 김주형 나지완에게는 그냥 '시범'경기로 보이지 않는다. 팀도 마찬가지다. .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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