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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서 김성근 한화 감독은 심수창(35) 얘기가 나오자 반색했다. "그 선수는 그게 좋다. 포크볼." 김 감독은 "지난해 FA 영입을 고민할 때 투수 파트에서 심수창을 놓고 난상토론이 있었다. 공통의견은 장점인 포크볼이었다. 떨어지는 각이 크고, 헛스윙을 유도하기 좋은 볼이다. 영입 이유는 그것 하나로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팔 각도를 위에서 옆으로 자유자재로 바꾼 변칙투구. 또 하나는 변화구 결정구로 눈길을 사로잡은 포크볼이었다. 심수창은 지난해 결정적인 순간에 사이드암스로로 변칙투구를 했는데 이날 경기에선 시시때때로 팔각도를 바꿨다. 넥센 타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포크볼의 각도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심수창의 주무기가 포크볼이라고 해도 직구에 힘이 없다면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타자는 없다. 힘있는 직구는 각도 큰 포크볼을 더 빛나게 만든다. 심수창은 오키나와에 오자마자 독감에 걸렸다. 나흘 이상을 치료에 전념했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와중에 페이스 차질이 불가피했다. 이날은 첫 실전등판이었다. 본인은 제구가 약간 흔들린 부분이 속상하다고 하지만 시범경기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이정도 몸을 만들었다면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LG에서 넥센으로, 롯데로, 또 한화로. 심수창의 야구인생 제4막은 화려한 전주로 시작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