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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빅리거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미디어가 라커룸에서 선수 인터뷰를 하는 걸 경험한 후 '문화 쇼크'라고 표현했다.
김현수의 말처럼 여기자도 자유롭게 라커룸에 출입할 수 있다. 선수들이 샤워도 하고 옷도 갈아입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미디어에 개방하는 시간 만큼은 선수들도 일정 부문 자신들을 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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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BO리그에선 미디어의 행동 반경이 지극히 제한돼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미디어는 덕아웃 그리고 그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러다보니 미디어는 경기 전에 선수 보다 감독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감독 인터뷰가 다량 쏟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타격 수비 훈련을 한 후 덕아웃에 잠시 머문 후 라커룸을 들락거린다. "얘기 좀 하자"고 말을 붙이면 감독의 눈치를 보거나 "훈련이 있다"면서 피하는 경우가 잦다. 특정 선수의 얘기를 듣기 위해 미디어는 한없이 기다려야 할 경우가 많다. 미디어와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팬들의 궁금함과 알권리는 뒷전이다.
KBO리그와 선수들은 빅리그의 장점들을 빠르게 받아들인다. KBO리그 팀들과 사무국은 MLB가 취하는 새로운 규정과 방식을 벤치마킹한다. 다수의 선수들도 MLB리그에 진출하는 걸 꿈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굳게 닫힌 라커룸을 과감하게 오픈하는 걸 검토해보는 게 어떨까. 권리만이 아니라 의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