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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 권혁 박정진 한화 좌완트리오, 효과적 활용법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2-18 07:46


올해 한화는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가 크다. 희망의 중심에 풀시즌 계약을 한 외국인투수 로저스, 그리고 84억원짜리 FA대어 정우람이 있다. 특히 정우람의 가세로 지난해 권 혁 박정진이 힘겹게 이끌었던 불펜에 숨통이 틔였다. 올해도 한화의 불펜 중시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2016년 한화 야구는 이들 좌완 불펜 트리오에 달려있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오랜만에 웃었다. 권 혁 때문이었다. 라이브 피칭(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실전같은 피칭훈련, 타자는 직접 투수의 볼을 때린다. 구종과 코스는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이 좋았다.


한화 권혁이 1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갑작스럽게 몰아친 이상기온(한파), 3일 넘게 훈련과 연습경기에 차질을 줬던 독감 유행. 김 감독은 매일 아침 트레이너의 노크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했다. 트레이너의 보고는 '오늘은 또 누가 아프다'인 경우가 많다.

김 감독은 "권 혁이 더 부드러워졌다. 페이스도 적당하게 올라왔다. 이제 한시름 놨다. 연습경기 볼맛이 생겼다"고 했다. 권 혁은 지난해부터 고심했던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연습하고 있다. 본인도 상당히 만족스런 표정이다. 박정진도 이날 라이브 피칭을 할 예정이었지만 볼을 던지는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 엄지에 미세 통증을 느껴 볼을 만지지 않았다. 불펜 최고참 박정진은 알아서 하는 선수. 김 감독이 따로 터치할 일이 없다. 문제는 정우람이다. 차근 차근 몸을 만들고 있지만 김 감독은 정우람 얘기에 자주 고개를 가로 저었다. "SK때 던지던 것과 약간 바뀌었다. 올해 더 단단해져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물론 박한 평가는 큰 기대치 때문이다.


◇4년간 84억원에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한화 마무리 정우람.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그렇다면 마무리 투수는? 그래도 정우람이 꿰찰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정상급 마무리 투수임을 입증했다. 여름 이후 구위가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존재감이 남다른 투수다. 이를 알기에 한화도 지갑을 열었다. 정우람이 형편없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스토퍼는 정우람, 권혁과 박정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순간을 책임지는 만능카드다.

지난해 권혁은 78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1.5이닝에 육박하는 수치였다. 박정진 역시 76경기에서 96이닝을 소화했다. 정우람의 가세로 둘에게 가해지는 부하가 줄어들 전망이다. 다행인 것은 둘의 정상적인 2016년 준비다. '너무 많이 던졌다'는 주위 우려는 한화의 기대대로 '기우'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해 겪었던 극한 상황이 권 혁과 박정진에게도 그들만의 '요령'을 터득하게 한 듯하다. 신구종 장착(권혁)과 컨디션 조절(박정진)로 좀더 안정적인 2016년을 꿈꾸고 있다.

한화가 비상하려면 로저스와 안영명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발후보군이 두각을 나타내야 하고, 송창식과 어깨수술 후 복귀한 윤규진이 제 몫 채우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세 장의 불펜카드는 가을야구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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