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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훈련 없는 것 맞죠?"
타자들은 두 조로 나뉘어 프리배팅 연습을 했는데, 조범현 감독이 선수들의 타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내기 제안을 했다. 주장 박경수와 이대형이 중심이 된 타격조가 15번 타격 중 안타성 타구 10개를 만들어내면 LA 이동일(18일) 다음날 오전 훈련 대신 간단한 오후 훈련을 일정 변경을 하는 것이었다. 평소 훈련 중에는 엄격하고, 이런 내기를 잘 안하는 조 감독인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통큰(?)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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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kt 선수단은 투산에서 LA 인근 샌버나디노까지 7시간 가량의 버스 이동을 해야한다. 안그래도 심신이 지친 상황에서 쉬운 코스가 아니다. 이번 유쾌한 내기에는 조 감독의 배려가 숨어있었다.
한쪽에서는 또 다른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베팅 케이지 두 곳에서 동시에 배팅 훈련이 이뤄졌는데, 피칭 머신에 공을 투입하는 사람이 남달랐기 때문.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진훈 단장이었다. 가만히 앉아 기계에 공을 넣는게 힘든 일이냐고 할 수 있지만, 단장의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단과 함께 호흡하는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김 단장은 평소 선수들 앞에서 권위를 세우기 보다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다가가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번 시즌 시무식에서 선수 개인별로 일일이 새 시즌 목표를 갖게 하는 사자성어와 격려 메시지 선물하기도 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