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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전성시대]외국인선수 성공 첫 열쇠는 의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2-03 14:25 | 최종수정 2016-02-03 17:01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제도는 1998년 도입 이후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시즌 MVP 테임즈와 다승왕 해커를 배출한 제9구단 NC는 정규리그 2위로 기염을 토했다. 신생팀 NC의 안정적이고 부러움을 살만한 리그 연착륙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구단의 추진력,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 여기에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을 빼놓을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많고, 전력이 불안했지만 확실한 외국인 선수들이 투타에서 버텨줬다.

어떤 선수가 KBO리그에서 성공하는가. 10개 구단의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시스템은 대동소이다. 스카우트 담당자가 미국 등 해외리그 현지를 장기출장 형식으로 연중 누빈다. 쓸만한 선수는 리스트업해서 최소 몇 년간 성적과 부상 추이를 지켜본다. 해외 에이전시가 제공하는 경기 동영상이나 데이터는 필수다. 미국과 중남미가 주류다. 이렇다보니 한 선수를 놓고 몇개 구단이 영입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최근엔 해외 에이전시가 소속 선수의 프로필 자료를 여러 구단에 던져 놓고 '간'을 보기도 한다.


◇NC 외국인타자 테임즈가 지난해 경기전 친한 사이인 김태군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지난 시즌 40홈런-40도루를 기록한 테임즈의 올해 목표는 50홈런-50도루다. 끊임없이 자신의 야구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29/
몸값이 높다고 국내에서 맹활약하는 것은 아니다. 헐값에 왔지만 계속 성장하는 경우도 있고, 메이저리그를 경험했지만 적응에 실패해 보따리를 싸기도 한다. 이 때문에 외국인선수 스카우트를 '일년 농사'에 비유하고, 심지어 도박이라고도 한다. '진인사대천명',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각 구단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트 담당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선수 '의지'다. 본인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인생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대충 돈이나 벌겠다고 한국으로 온 선수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의욕 넘치는 선수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한국에서 실력발휘가 아니라 실력을 더 키워 성장을 도모하는 선수라면 더 좋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NC는 찰리(시즌도중 퇴출)와는 일찌감치 재계약을 했고, 해커를 두고 고민했다. 어렵사리 잔류시키기로 하자 해커는 감읍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 코칭스태프는 한눈에 알아봤다고 했다. 해커는 시즌 준비를 꼼꼼하게 해 캠프에 합류했고, 몸상태도 좋았다. 시즌에 임하는 자세도 달랐다. 해커는 19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해커의 연봉은 50만달러였다. 올해는 9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테임즈도 마찬가지다. 한국야구를 발판으로 일본야구 진출, 메이저리그 복귀 등을 꿈꾼다. 야구를 대충하려해도 대충할 수가 없다.

외국인 스카우트와 니퍼트 통역 등으로 활동한 바 있는 이창규 두산 홍보팀 차장은 "외국인선수, 특히 투수의 경우는 첫번째가 의지, 두번째가 구위, 세번째가 적응력, 네번째가 성격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은 하나같이 KBO리그를 얕잡아보는 경향이 짙은데 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해이해지기 쉽다. 프런트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정신적인 면은 훈련행태와 몸상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용병끼리의 화합도 중요하다. 두산 니퍼트같은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좋다. 니퍼트는 오랜 한국생활로 새롭게 팀에 합류하는 다른 외국인선수를 돌봐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외국인 선수를 셋 모두 교체하면 그해는 상당히 힘겨운 시즌이 될 수 있다. 구단들이 가장 꺼리는 상황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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