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는 원래 빠르게 나는 새다. 하지만 '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는 올해 느려도 너무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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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상대팀 입장에서는 이용규와 정근우만 아니라면 누상에 어떤 주자가 나가더라도 도루 걱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연히 상대 투수의 입장에서도 도루 걱정을 하지 않게되니 타자와의 싸움에만 절대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투수에게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악순환이다. 주자가 나가도 제대로 뛰지 못하기 때문에 득점권 진출확률이 저조해진다. 또 상대 투수진은 타자와의 싸움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득점타를 내줄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끝내 한화의 득점력도 낮아진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스피드의 증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성근 감독 역시 이런 문제점에 대해 크게 고민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우리 팀에서는 스피드 하나만 확실해도 1군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면서 "타격이 부진한 송주호가 시즌 내내 기용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송주호에 대해 '김성근 양아들'이라고 흉을 보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송주호만한 스피드를 가진 선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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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매우 적절한 인물이 있다. 바로 올해 9월 상무에서 제대한 하주석이다. 하주석은 퓨처스리그에서 올해 88경기를 뛰면서 도루를 41개나 기록했다. 거의 2경기당 1개꼴로 도루를 성공했다. 1군 리그에서 100경기 이상 나오면서 이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40도루도 가능하다. 물론 퓨처스리그와 1군 무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도 분명 스피드 보강에는 큰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이다. 과연 한화가 2016시즌 '느림보 군단'의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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