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최종 입단한 김현수는 벌써부터 현지 언론과 구단의 큰 기대감을 받고 있다. 김현수의 2016 시즌 성적 예상치를 전망하면서 볼티모어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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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현수가 볼티모어에서 정말로 '외야의 천웨인'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홈런에 대한 욕심은 완전히 버릴 필요가 있다. 대신 애초 김현수를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던 '타격 머신'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김현수는 본격적으로 주전 외야수로 활약한 9시즌 동안에 두 번의 변화를 택했다. 2008년 타율 3할5푼7리에 168안타로 타율과 안타에서 모두 1위에 오른 뒤 김현수는 조금씩 변신을 택했다. 당시 홈런이 9개에 그친 것을 아쉬워하며 좀더 멀리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했다. 홈런에 대한 욕심은 힘있는 타자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김현수는 조금 더 욕심을 냈다. 홈런을 더 많이 치고 싶어했다. 그래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근력 보강과 함께 타격 스타일에도 조금씩 변화를 줬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도대로 잘 되지 않았다. 2010년 홈런이 전년보다 1개 늘어났지만, 오히려 타율은 크게 떨어지고 삼진이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졌다. 시행착오의 시기가 계속 이어졌다. 결국 2012년에는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했다. 홈런도 7개에 그쳤다.
그렇게 3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김현수는 2013년부터 다시 본인의 스타일을 회복할 수 있었다. 리드미컬한 본인의 스윙을 되찾으면서 타율과 홈런수가 꾸준히 늘어났고, 결국 2015시즌에 3할2푼6리에 28홈런으로 '완성형 타격머신'이 됐다.
하지만 볼티모어에서는 홈런과 타율을 모두 잡는 이런 완성형보다는 초창기 순수했던 '타격 머신'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조금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워낙 힘이 있는 투수들이 많은데다 메이저리그의 낯선 환경에서 자칫 홈런에 욕심을 내다가는 과거 시행착오의 시기처럼 정교함도 잃을 수 있기 때문. 결국 김현수는 '타격머신'의 캐릭터를 잘 살려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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