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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수직 연봉 인상,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12-18 15:47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도 어김없이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큰 폭의 연봉 인상을 해주고 있다.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을 기대이상으로 잘 메워준 유격수 김하성은 구단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목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1,3루서 넥센 박동원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2루서 환호하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4.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도 어김없이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큰 폭의 연봉 인상을 해주고 있다.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을 기대이상으로 잘 메워준 유격수 김하성은 구단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한 포수 박동원도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한 고종욱도 2016년 연봉을 100% 이상 끌어올렸다. 이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기대치를 넘어선 구단의 연말 선물에 반색했다.

김하성의 2015년 연봉은 4000만원이었다. 그는 올해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511타수 148안타) 19홈런 89득점 73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의 내년 연봉은 300%(1억2000만원) 인상된 1억6000만원이다. 그는 2014년 입단 이후 3년 만에 억대 연봉 선수로 성장했다. 김하성은 "기대 이상의 인상폭에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올 시즌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구단에서 큰 선물을 제시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원과 고종욱도 예상 인상폭을 뛰어넘었다. 박동원은 올해 연봉 6800만원에서 105.9% 오른 1억4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올해 127경기에 출전, 타율 2할6푼6리, 14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타율 3할과 함께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고종욱은 올해 연봉 3100만원에서 4600만원(148.4%) 인상된 7700만원을 받게 됐다.

넥센의 이런 연봉 인상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거가 된 박병호(미네소타)는 지난 3년 동안 넥센에서 한국 최고 타자가 된 후 연봉이 수직 상승했다. 2012년 연봉 6200만원에서 올해 7억원이 됐다.

작년 정규시즌 MVP 서건창도 지난해 이맘때 연봉 계약에서 3억원을 찍었다. 9300만원에서 2억700만원이 치솟았다.

넥센 히어로즈의 연봉 협상은 철저하게 성과주의다. 선택과 집중이 분명하다. 잘 한 선수에게 선수가 놀랄 만큼의 보상을 확실하게 해준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넥센은 구단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2000년대 후반과 성적이 밑바닥을 기었던 2010년대 초반에 선수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은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가을야구에 매년 진출하고 있다. 또 강정호 박병호 같은 메이저리거를 만들어내면서 한국 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문가들 중에는 "넥센 구단이 대기업팀이 주도했던 KBO리그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일부 구단에서는 넥센의 공격적인 연봉 인상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가파른 인상으로 인해 타구단 연봉 협상에 불통이 튄다는 것이다. 타구단 선수들이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넥센 구단의 경우를 예로 든다고 불평한다.

넥센의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 마다 입장이 다르다. 우리 구단은 한국형 프로야구 모델에 맞는 연봉 협상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건창의 경우 고과 평가에다 MVP 타이틀 획득에 따른 포상이 추가돼 연봉이 올라갔다. 김하성의 경우도 우수한 성적에도 골든글러브와 신인상 경쟁에서 아쉽게 밀린 부분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연봉을 감안해주었다고 한다.

넥센 구단은 예비 프로선수들에게 가장 입단 하고 싶은 팀이 되고 싶어한다. 그 차원에서 유망주들이 입단해서 빠르게 주전으로 성장하고 또 억대 연봉에 도달하는 성공 모델을 자꾸 보여주는 것이다. 또 강정호나 박병호 처럼 빅리그까지 진출하면 금상첨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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