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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댄블랙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2016 시즌 kt 위즈의 주전 1루수는 누가 될까.
올시즌 27홈런을 친 김상현은 kt와 FA 계약을 맺고 팀에 잔류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좌익수로 뛰려면 험난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기존 이대형, 오정복, 하준호, 김사연의 라인업도 충분한데 FA 대어 유한준과 LG 트윈스의 베테랑 이진영까지 kt에 합류했다. 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27홈런 타자가 라인업에서 빠진다면 타선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이 1루수로 완벽히 거듭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1루 연습을 했고, 1루수로 종종 출전했던 김상현이기에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연습을 충실히 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 김상현이 1루에 자리잡으면 넘치는 외야 자원 중 1명을 지명타자로 돌리며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마르테-유한준-김상현-이진영-박경수 등으로 꾸려질 kt의 중심 타선은 매우 강하고 짜임새도 좋다.
kt는 이번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남태혁을 지명했다. 제물포고 졸업 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했던 거포 유망주. 4시즌 미국에서 뛴 뒤 고국에 돌아와 팔꿈치 수술을 하고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kt의 부름을 받았다.
1m87의 키와 95kg의 몸무게로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딱 봐도 힘이 좋게 생겼다. 그런데 타격폼은 이대호를 연상시킨다. 오른쪽 어깨에 방망이를 걸치고 있다가 부드럽게 나오는 스윙이 영락없이 이대호와 닮았다. 당장 1군 무대에서 통할 지는 미지수지만, 자질이 뛰어나기에 잘만 다듬는다면 우타 거포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조 감독의 판단이다.
조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1루수가 필요하다면 남태혁의 성장을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사연-문상철의 멀티 플레이어 도전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수 운용에 있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어떤 포지션에 구멍이 생겨도 유연하게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선수단 운용을 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조 감독은 활약이 충분한 선수들이 1루수로도 뛸 수 있게 멀티화 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대상은 김사연과 문상철이다.
펀치력이 있고 발이 빠른 김사연은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케이스. 하지만 외야 수비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고, 외야진 경쟁이 너무 심해 타격 능력과 빠른 발이 묻힐 수 있다. 조 감독은 "외야와 1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고 기동력, 펀치력이 있는 선수가 1군에 있고 없고는 경기 운용을 하는데 있어 차이가 크다"고 말하며 김사연이 이 역할을 잘해줄 선수라고 설명했다. 공-수 전천후 백업 역할이다.
거포 3루 유망주 문상철도 1루수 훈련을 받을 전망이다. 부동의 3루수 마르테가 있기 때문에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문상철이 1루 수비를 소화해준다면, 활용폭이 훨씬 넓어진다. 조 감독은 "아직 확실히 정해진 건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를 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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