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구단'이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기울여야 할 노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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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화는 이와는 별도로 최근 몇 년간 FA 영입 비용에 버금가는 거액을 인프라 구축에 조용히 투자했다. 단순히 '성적 향상'에만 목을 메지 않고, 진짜 명문 구단에 걸맞는 모습을 갖추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처참한 암흑기를 겪고 나서야 이뤄졌다. 사실 한화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위권에서 우승을 넘보던 팀이었다. 김인식 전 감독이 이끌던 2006년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 라이온즈와 6차전까지 가는 대등한 승부를 펼친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7년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이때의 한화는 '명문구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대전구장은 작고 낙후돼 관중 친화적이지 못했다. 게다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군 전용 숙소나 훈련장이 없던 팀이었다. 2군 선수들은 대전 시내에서 합숙을 하며 용전동 구단 사무실 옆의 실내연습장인 '일승관'에서 훈련을 하거나 1군 선수들이 원정을 떠났을 때 대전 구장을 이용할 뿐이었다. 기량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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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2012년부터 체계적으로 대전구장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총 163억원을 들여 3년간 3차에 걸쳐 대대적인 공사를 벌였다. 구장 신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만큼 기존 구장을 최대한 바꿔 관중 편의성을 증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2년에는 130억원을 들여 1차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관중석이 2800석 증설됐고, 외야에는 LED 전광판이 설치됐다. 이어 2013년 제2차 리모델링 공사가 이어졌다. 20억원을 들여 펜스를 확장했고, 그라운드를 천연잔디로 교체했다. 또 외야 캠핑존과 잔디석 및 가족석 등 특화된 관중 편의석이 만들어졌다. 이어 한화는 2014년에도 제3차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메이저리그구장과 같은 포수 후면 좌석이 신설됐다. 또한 선수들을 위해 덕아웃 확장 공사 및 홈/원정 불펜 외야 이설 공사도 진행했다.
더불어 2013년에는 유소년 야구발전을 위해 대전과 서산에 '한화 이글렛츠 야구클럽'을 각각 창단하기도 했다. 결국 2군 전용시설 확보 및 구장 리모델링, 그리고 유소년 야구 지원 등 야구 인프라 구축사업에만 450억원 이상을 투자한 셈이다. FA 영입에 상응하는 거액이다. 이런 투자는 당장의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더 먼 미래를 보고 지갑을 통크게 열었다. 인프라 구축을 통해 팀의 전력 기반을 다지고, 팬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장기적 플랜에서 움직였던 것이다.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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