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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정호의 최대 수혜자는 넥센. 이장석 대표였다.
이는 기대 이하의 내용이다.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전혀 부담이 안 되는 액수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명실상부 KBO리그를 집어 삼킨 거포이다. 그의 에이전트는 "쿠바 선수라면 몸값이 1억 달러는 됐을 것"이라고 큰소리 쳤다. 하지만 구단은 4년 간 매해 300만 달러 정도만 연봉으로 주면 된다. 터지면 금상첨화, 최악의 경우 빅리그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5년 째 옵션을 구단이 갖고 있는 점도 박병호가 너무 양보했다는 지적이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이대호의 경우 옵션을 자신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올 시즌이 끝난 뒤 +1년 5억엔(약 46억원)의 옵션을 과감히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이처럼 수준급의 거포라면 구단과의 계약에서 늘 유리한 조건을 따내는 게 일반적이다.
한데, 그런 팀이 작정한 듯 박병호에게 달려 들었다. 1285만 달러의 높은 포스팅 비용까지 적어내 엄청난 돈 다발을 풀 액션을 취했다. 당시에는 다른 빅리그 구단들도 놀랐다는 후문.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상당히 적은 연봉을 제시하며 적잖은 실망감을 안겼다. 이 때문에 박병호의 에이전트가 좀 더 배짱을 발휘하거나, 버티기 전략이라도 구사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 현지 언론도 이번 계약에 의아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메이저리그 첫 해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강정호의 최대 수혜자는 넥센이라는 목소리나 나오고 있다. 바로 이장석 대표다. 넥센은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으로 500만 달러를 거머쥐었고, 박병호의 연봉 계약 완료로 조만간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가 구단 통장에 입금된다. 즉, 강정호나 박병호나 보장 금액이 엇비슷한 반면, 구단은 1년 사이에 2배 넘는 포스팅 비용을 수령하게 된 것. 이번에도 넥센이 웃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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