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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주장이었던 이진영(35)을 떠나보냈다. 소문만 무성하던 2차 드래프트 40인 보류선수 명단에 이진영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진영은 1순위로 kt 손을 잡았다. LG는 통산타율 3할(0.303)에 파워를 겸비한 외야수를 내줬다. 아직 3,4년은 역할을 더 해줄 수 있는 자원을 풀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9번 이병규(41)까지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LG에 불어닥칠 큰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내년이면 LG가 우승을 못한 지 22년째가 된다. 프로야구 팀중에서 가장 오래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은 롯데(1992년 이후 없음), 그 다음이 LG(1994년 이후 없음)다. 9구단 NC와 10구단 kt를 제외하면 이 두팀의 우승 목마름은 심각한 수준이다. 장병수 전 롯데자이언츠 대표는 2012년 "2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한 프로구단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한 발언이지만 LG도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우승도 좋지만 LG팬들은 가을야구만 할수 있다면 기꺼이 유광점퍼를 꺼내입을 것이다.
이번 2차 드래프트 파동은 '충격요법'으로 보인다. LG관계자는 "고참 선수 중 일부는 경기중 다이빙 캐치조차 시도하지 않을 때가 많다. 적당히 해도 출전이 보장되고, 향후 FA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팀에 경쟁요소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잠실구장을 떠난 이진영이 kt에서 날아다닐 수도 있고, 올해 부상으로 휴식을 취해 내년엔 컨디션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 '탈 LG효과'를 LG 프런트가 모를 리 없다. 많은 팬들은 떠나보낸 이진영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수년간 쌓였던 LG구단과 프런트, 코칭스태프에 대한 불만이 또 터져나오는 모양새다. LG구단은 이 모든 것을 감안한다해도 변화만이 장기적인 강팀을 만들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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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문선재 서상우 정주현 채은성 등에게 기회가 주어졌지만(본인들은 부족하다 느끼겠지만) 이를 제대로 잡아채는 이가 없었다. 고참들이 대충해도 이들을 위협할만한 젊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팀전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LG는 다소 매몰차게 베테랑에게 기회를 뺏었다. 이제 젊은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단이 반대 목소리를 낼만한 나이든 선수들에게 괘씸죄를 적용했다는 오해를 피할 길이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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