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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이동현, 계속 ‘LG 유니폼’ 입을까?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11-25 09:07


LG 이동현

LG의 유일한 내부 FA는 투수 이동현입니다. 이동현은 LG의 산 증인과 같은 존재입니다. 2001년 경기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해 현재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박용택보다 입단 연도가 앞서는 이동현입니다.

이동현의 경력은 LG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합니다. 프로 2년차였던 2002년 78경기에 등판해 8승 3패 7세이브 6홀드 2.67의 평균자책점으로 LG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공헌했습니다. 이후 LG는 10년 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동현은 세 번의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LG의 질곡의 역사가 곧 이동현의 시련의 세월이었습니다.

2013년은 최고의 해였습니다. 이동현은 6승 3패 1세이브 25세이브 3.00의 평균자책점으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LG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LG가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순간 이동현이 흘린 '남자의 눈물'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동현은 2014년에도 5승 1패 2세이브 23홀드 2.73의 평균자책점으로 LG의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이바지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이동현은 부진했습니다. 2013년과 2014년 20홀드 이상을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11홀드에 그쳤습니다. 평균자책점도 4.40에 그쳤습니다. 부상과 구위 저하로 인해 7월 이후 고전했습니다. 한 경기에 대량 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의 난조까지 겹쳐 LG의 불펜은 크게 헐거워졌습니다.

이동현의 잔류 여부는 2015년의 부진에 대해 LG 구단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에 달려 있습니다. 만일 2015년을 A급 불펜 투수가 '쉬어가는 한 해'로 LG가 판단해 내년에 이동현이 제 모습을 찾을 것으로 판단한다면 잔류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반면 불펜 투수로는 만 33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에 방점을 둔다면 LG 구단의 움직임은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2016년 LG 불펜은 이미 대폭 개편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이 선발 투수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물색해야 합니다. 만일 이동현마저 떠난다면 LG 불펜은 원점에서부터 재구축해야 합니다. 외부 FA를 수혈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LG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던 이동현을 놓치면서 외부 영입을 도모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합니다. 게다가 LG는 지난 몇 년 간 외부 FA 영입에 미온적이었습니다.

2010년 이후 LG는 내부 FA 단속에 적극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진영, 정성훈, 이병규, 박용택은 잔류했지만 조인성, 이대형, 박경수는 이적했습니다. LG 구단은 합리적 선택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타 팀 이적 후 빛을 본 FA 선수도 있었습니다. 이동현은 야수가 아닌 투수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검증된 불펜 투수의 가치는 144경기 체제에서 더욱 높게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FA의 원 구단 소속과의 계약은 28일로 마감됩니다. 만일 이때까지 이동현이 계약을 맺지 못하면 LG에 남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내년에도 이동현이 LG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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