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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포스팅이 걸려 있으니까."
그리고 얼마 뒤. 포스팅 최고 응찰액이 1285만달러(약 150억원)라는 소식이 7일 전해졌다. 아직 구단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정호가 기록한 500만 달러를 2배 이상 뛰어넘는 높은 금액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박병호는 아주 후련해졌을 것이다. 부담감 따위에서도 완전히 벗어났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프리미어12 개막전이 열리는 일본 삿포르에서 "포스팅에 관해서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과정이어서 그냥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결과와 함께 많은 연락을 받고 놀랐다"면서 "(포스팅 응찰액이) 생갭다 높은 금액이라 무척 놀랍고, 이를 수용해 준 넥센 구단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는 감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전에서는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해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 한일전에는 처음 출전한다.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일본 선발인 오타니는 비디오 분석 자료를 보며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투수인만큼 잘 맞출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박병호는 아주 예민한 편이다. 실책을 했을 때 툴툴 털어버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일례로 그는 작년까지 '자신이 4번 타자로서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팀이 질 경우 '나 때문이다'는 자책을 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쿠바전 부진도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몇 차례나 어이없는 스윙을 한 장면은,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 한다.
하지만 이젠 쿠바전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야구인이 많다. 앞서 밝혔듯 후련해졌기 때문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쿠바전이 끝난 뒤 "박병호에게 유독 어려운 공을 던진다. 내가 봐도 치기 힘든 공이 많다"면서 "언젠가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2년 연속 50홈런을 넘겼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박병호가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만 남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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