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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피어밴드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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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와 재계약 방침을 굳혔다. 장타 능력을 갖췄지만 정확성이 떨어지는 스나이더와는 이별이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1일 "에이스 밴헤켄, 피어밴드와는 내년에도 함께 한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라며 "스나이더는 재계약이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피어밴드는 올 정규시즌에서 30경기에 등판해 13승11패, 4.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주무기이고 몸쪽 승부도 나쁘지 않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여기에 "빼어난 견제 동작으로 평균자책점을 낮췄다.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도루가 쉽지 않다"며 "1점은 낮아졌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구단이 주목한 부분은 또 있다. 삼성전 성적이다. 그는 13승 가운데 삼성을 상대로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했다. 4경기에서 3승1패, 3.33의 평균자책점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타선이 터지지 않았을 뿐, 정규시즌 팀 타율이 3할2리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3할 대다. 나바로-최형우-박석민 등 중심 타선은 100타점 고지에 올랐고, 100안타를 기록한 타자가 무려 10명이다.
피어밴드는 최형우(0.583) 구자욱(0.333) 나바로(0.300) 등을 상대로는 재미를 못 봤으나, 박석민(0.200) 채태인(0.167) 이승엽(0.167) 박한이(0.167) 등은 잘 막았다. 첫 맞대결인 5월6일에만 6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을 뿐, 나머지 3경기에서는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기본적으로 더 잘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나 더, 피어밴드에게 밴헤켄의 향기가 난다는 목소리도 있다. 내년이면 KBO리그 5년 차가 되는 밴헤켄은 2012년 첫 해 11승8패 3.28의 평균자책점, 2013년에는 12승10패 3.73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이후 국내 적응을 완벽히 마친 2014시즌. 31경기에서 20승6패 3.51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올해 역시 15승8패 3.62의 평균자책점으로 에이스 노릇을 했다. 피어밴드는 올해 거둔 승수가 13승이다. 충분히 밴헤켄처럼 성장할 수 있다.
다만 몸 상태가 변수다. 그는 시즌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막판에는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8월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이다가 9월 들어 5경기에서 2승3패 7.39의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다. 10월11일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역시 4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위기에 자주 몰리며 투구수가 불어난 결과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그러나 "몸 관리를 해주면 큰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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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2015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11회말 1사 2루에서 스나이더가 1타점 동점 적시타를 치고 2루에 안착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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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밴드와 달리 스나이더는 재계약 가능성이 낮다. 그는 올해 113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에 26홈런 71타점을 올렸다. 시즌 초반 1군 극도로 부진한 선수치고는 그리 나쁘다고 볼 수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기복이 너무 심하다. 변화구에 치명적인 약점을 보여 활용도가 떨어진다. 염 감독도 애초 그를 중심 타선에 기용하려고 했지만 2번이나 7번 타순에 넣었다. 공을 띄울 줄 안다고 해서 1년 더 기회를 주는 게 쉽지 않다.
더군다나 내년이면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있을 공산이 크다. 목동보다 홈런이 덜 나오는 고척돔을 홈으로 쓰기도 한다. 이에 히어로즈 구단은 '목동구장에 최적화 된 타자'라고 판단해 스나이더를 영입했던 것처럼, '고척돔에 최적화 된 새로운 타자'를 영입할 것이다. 이 때 우선적인 조건은 파워보다 정확성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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