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삼성 가을의 악몽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1-01 06:58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텝이 패색이 짙어진 8회말 경기를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31/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5연패가 무산됐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정규시즌 3위 두산 베어스에게 한국시리즈에서 1승4패로 무너졌다.

믿었던 선발진은 5차전까지 한번도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했고, 정규시즌에서 3할2리의 엄청난 타율을 기록했던 타선은 5경기서 2할5푼1리에 그쳤고, 1차전서 9점을 뽑은 이후 나머지 4경기서 겨우 7점만 뽑는 빈약한 공격력으로 두산에 힘없이 패했다.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 등 삼성 마운드의 톱3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오지 못한 것이 결국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셈이 됐다. 17승을 한 윤성환과 37홀드의 안지만, 33세이브의 임창용은 마운드에서 삼성의 주축 중의 주축이었다. 이들이 빠지지 않았다면 하는 아쉬움은 삼성팬들에게 너무나도 진하게 남을 것이 분명하다.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이 한국시리즈 일주일만에 무너지는 악몽을 겪은 삼성이지만 아직 그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겨우내 계속 삼성을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이들에 대한 의혹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삼성 투수 2명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 내사중이었다. 계좌추적 등 수사가 마무리되면 이들에 대해 소환조사를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구단에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무혐의가 된다면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 괜한 선수를 잡아다가 죄인 취급하며 경기에도 못나가게 한 것이 돼 삼성과 도박 선수로 지목된 3명에게 동정 여론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칫 혐의가 밝혀져 처벌을 받게 된다면 삼성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가 커질 것이고 팬들의 실망과 함께 관중 이탈의 악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명문구단으로 프로야구를 이끌어가던 삼성 역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선수들에겐 형사처벌과 더불어 KBO와 구단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자칫 삼성은 의혹을 받은 3명 중 경찰 내사를 받고 있는 2명이 빠진 채 내년시즌을 준비해야할 지도 모른다.

이들을 한국시리즈에서 제외시킨 삼성은 일단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는 제외했지만 아직 유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니 추가 징계를 내릴 수는 없고 억울함을 주장하는 이들을 믿고 있다.

내년시즌 새구장에서 새출발을 해야하는 삼성으로선 이 가을의 악몽이 빨리 깨지길 바랄 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