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두산의 우승 이후, 그 비하인드 스토리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0-31 18:59


두산과 삼성의 2015 KBO 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이 13대2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두산 선수들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31/

두산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누르고 종합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 했다. 두산은 1차전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고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이 김태형 감독을 행가레 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2015.10.31/

두산 마무리 이현승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두산 덕아웃에 대기하고 있던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달리기 시작했다.

선두는 유희관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이현승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감격의 우승을 자축했다.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전,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좌절한 경험이 생생한 상황. 감격은 배가됐다.

우승 뒷풀이가 그라운드에 이어졌다. 샴페인 세례를 서로서로 퍼부었다.

수십개의 수경이 준비돼 있었다. 두산 우승 세리머니의 일환이었다. 사실 2013년에도 두산은 물안경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2년 전 끝내 착용하지 못했던 물안경을 이제야 쓴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각자 하나씩 착용한 뒤 마음껏 샴페인을 뿌려댔다. 집중공략 대상은 김태형 감독이었다. 양의지와 김현수가 앞장 섰다. 연이은 선수들의 공세에 김 감독은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우승공약은 끝내 지켜졌다. 시즌 전 김현수는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하면 유희관의 옷을 벗기겠다"고 했다.

김현수와 홍성흔은 유희관의 상의 유니폼을 완전히 벗겨버렸다. 유희관은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막춤을 추며 관중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우승대에 오른 두산 선수들. 선수 이름이 불릴 때 마다 두산 1루 관중석과 외야석에서는 커다란 함성이 쏟아졌다.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선수는 니퍼트였다.

그는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26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 팬 입장에서는 완벽한 '니느님'이었다.

공식 시상식이 열렸다. 김태형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트로피와 300만원의 부상은 보너스였다.

그의 재치있는 입담은 멈추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열혈팬들과 한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고 하자 관중석의 환호성은 커졌다. 사회자가 '두산 팬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라고 하자, 그는 "방금 했잖아요"라고 말하며 좌중의 폭소를 유도했다.

MVP 시상 차례가 되자, 관중석에서는 정수빈의 이름이 울리기 시작했다. '정수빈'이라는 세 글자가 호명되자, 관중석의 데시벨은 최대치를 향했다.

김태형 감독의 헹가래를 필두로 박용만 회장, 박정원 구단주, 김승영 사장의 몸에 공중을 향했다. 선수들은 여기에 맞춰 몇 차례나 뛰었다 내려갔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라운드 한 켠에서는 두산 선수단의 스태프를 비롯, 운영, 마케팅, 홍보팀 직원들이 서로 얼싸안고 자축했다. 김태룡 단장은 눈물을 흘리며 묵묵히 그 장면을 지켜봤다. 그들은 두산 우승을 위해 묵묵히 뒤에서 지원을 했다. 주인공인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마음껏 세리머니를 했고, 그 뒤에서 두산 야구단 직원들은 행사 진행에 만전을 기하며 짬짬이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정수빈이 부상으로 받을 승용차가 1루 파울 지역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현승은 본네트 위에 올라서 샴페인을 뿌렸다. 민병헌은 먼저 운전석을 선점했고, 오재원은 약간 후진하며 시승을 하기도 했다.

공식 시상식이 끝났다. 하지만, 두산 측에서는 열혈 팬을 위해 준비한 댄스타임이 있었다. 잠실야구장에는 클럽 음악이 흘렀다.

유희관을 필두로 홍성흔 노경은 오재일 이현승 등이 능숙하게 막춤을 췄다. 허경민과 박건우 최재훈은 트리오로 나서기도 했다. 니퍼트와 장원준은 끝내 사양했다. 관중석을 향해 90도 폴더 인사로 대신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두산 선수들은 모두 라커룸으로 향했다. 샴페인으로 흠뻑 젖은 몸을 간단히 씻어내고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의 환호성과 포옹이 간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두산의 우승 뒷풀이는 끝났다.

우승을 경험한 한 야구인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우승한 뒤 그날은 너무 기쁘다.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면 공허함에 휩싸인다. 그 순간을 위해 구단 전체가 너무 많은 땀을 흘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산을 비롯한 10개 구단은 우승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웃는 팀은 단 1팀이다. 2015년에 마지막 미소를 지은 팀은 두산이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